"그래도 초반 승점을 기대보다 많이 쌓았어."
대전, 제주, 광주전 3연승에 이어 꿈의 4연승을 노렸던 FC서울전, 0대2 패배 직후 '백전노장'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담담하게 말했다. '프로 사령탑'은 처음인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짧은 기간, 단단하고 끈끈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수원FC는 올 시즌 10경기에서 승점 15점(4승3무3패)으로 포항, 울산, 김천에 이어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은 총 10골로 리그 9위. 14실점은 대구, 서울 함께 리그 5번째로 많다. 득점이 아주 많지도 실점이 아주 적지도 않은데 유독 승점은 부자다. 김 감독은 "울산전 0대3, 김천전 1대4 대패 외엔 많은 실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두 경기와 서울전을 빼면 7경기에서 어떻게든 승점을 챙겼다. '샤프'한 실리축구다. 10골 중 9경기가 후반에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이 잇달아 터지면서 '수엡극장'이라는 별명도 돌아왔다.
김 감독은 "그건 우연이 아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우리 팀만의 플레이스타일"이라고 자부심을 표했다. "K리그 선수들을 밖에서 몇 년간 지켜봐서 장단점을 알고 있다. 그 덕분에 1라운드를 버틴 것같다"며 웃었다.
'매경기가 토너먼트 같다'는 김 감독은 매경기 '이기는 축구'를 고민한다. "선수들에게 '인내'를 강조한다. 공격을 아무리 잘하더라도 때려맞고 지는 축구는 안된다. 아무리 재밌어도 결과가 안나오면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수 밸런스가 깨지면 안된다. 축구는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또 축구팀은 문화가 있어야 한다. 우리 스쿼드로 울산처럼 주도할 수 없다. 상대에게 점유율을 내주고 밀리더라도 이 부분 또한 참고 기다려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고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감독은 "그날 서울이 그렇게 내려설 줄은 정말 몰랐다. 서울같은 팀도 웅크리고 기다리더라. '우리가 FC서울인데 왜 수비해?' 하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늘 승리를 위한 인내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첫 10경기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우리가 계획한 대로 어느 정도 승점은 챙겼다. 하지만 K리그 비프로 데이터에 보면 대부분 공격지표가 1-2위인데 비해 득점은 10골뿐이다.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 전문 스트라이커 부재가 아쉽다"고 돌아봤다. 아직 마수걸이골을 신고하지 못한 외국인 공격수 몬레알의 부진에 대한 질문에 김 감독은 "성실하고 훈련도 열심히 하는데 안 터지니… 같은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볼 때 안타깝다"고 했다.
밖에서 본 K리그와 직접 호흡한 K리그는 어떻게 다를까. 소위 골짜기 세대를 이끌고 20세 이하 월드컵 4강 쾌거를 썼던 김 감독은 "선수의 개인 능력 차이를 부정하고 싶었다. 팀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고, 끝까지 인정하기 싫었지만 현실에선 어쩔 수 없이 느낀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좋은 팀은 로테이션을 해도 퀄리티 높은 선수가 있다. 서울전도 사실 2번의 슈팅(김신진 기성용)에서 끝나버렸다"고 봤다.
김 감독은 "우리는 매경기 간절함을 갖고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내지 않으면 못이긴다"고 했다. "이용 윤빛가람 지동원 등 고참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정승원 이재원은 매경기 12㎞씩 죽어라 뛰어준다. 풀백 박철우는 쉼없이 10경기를 뛰었다. 10골도 8명(이승우, 지동원, 정재민, 정승원, 이재원, 이용, 김태한, 잭슨)이 나눠서 넣었다. 긍정적으로 보면 모든 선수들이 무기다. 반대로 말하면 전문 골게터가 없어서 넣어야할 때 못넣는 경우도 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팀을 위해 매순간 희생하고 헌신해주는 모든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시민구단의 넉넉하지 않은 살림, 열악한 훈련 환경이지만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어쨌든 해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불평 불만없이 간절하게 끝까지 뛰어주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밖에서 봐도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뛴다는 걸 다 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우리만의 끈질긴 축구를 하고 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탐색전과도 같았던 1라운드 로빈, '최종전'을 앞뒀다. 수원FC는 5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강원FC와 격돌한다. 적게 넣고 적게 먹는 수원과 팀 컬러가 사뭇 다르다. 리그 6위로 역시 1라운드에서 선전한 강원(승점 12)은 10경기에서 17골을 넣고 19골을 내줬다. 김은중 감독은 "강원은 워낙 공격적이다. 경기를 주도하다보니 실점이 많다. 우리로선 그 부분을 잘 준비해야할 것같다"고 말했다. "사실 1라운드보다는 2라운드가 중요하다. 우리를 포함해 서울, 제주 등 감독이 바뀐 팀들은 팀이 안정되는 6월 이후 진짜 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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