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4위는 토트넘에 있어서 우승과 같다."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이 남긴 명언이다. 발언 당시에는 망언이라며 온갖 음해를 당했지만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다. '67485'는 어떤 숫자인가. 최근 다섯 시즌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순위다. 챔피언스리그는 4등까지 나갈 수 있다. 사실대로 표현하자면 토트넘은 5위 이하가 일상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매우 대단한 업적이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각)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첼시와 경기에서 0대2로 졌다. 토트넘은 뉴캐슬전 0대4 패배, 아스널전 2대3 패배에 이어 또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4위 애스턴 빌라는 35경기 승점 67점이다. 토트넘은 34경기 승점 60점이다. 토트넘은 자력 4위 가능성이 사라졌다. 애스턴 빌라는 잔여 경기 2승을 추가하면 4위를 확정한다.
영국 언론을 포함해 많은 미디어들이 토트넘의 위기설을 다룬다. 최근 토트넘의 가장 큰 이슈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닥공 전술과 세트피스 수비력이다. 공격에 올인하는 작전이 토트넘에 과연 맞는가, 세트피스 실점이 리그 강등권 수준인데 괜찮은가 문제가 제기된다.
따져볼 만한 문제이긴 하지만 토트넘은 올해 5위가 유력하다. 지난해 8위보다 3계단 상승했다. 최근 5년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객관적으로 평년보다 잘하고 있다.
애초에 이번 시즌 토트넘은 4위는 커녕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위치도 시즌 전 평가보다 높은 곳이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2009년까지는 4위 안에 들어본 적도 없다. 10위 밖도 무려 9차례다.
토트넘은 단지 불세출의 스타 해리 케인이 등장하면서 마치 강팀처럼 보였을 뿐이다. 케인이 월드클래스로 활약한 2014~2015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9시즌 중에서도 절반이 간신히 넘는 5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갔다. 케인이 빠지고 5등은 콘테 말대로 토트넘 입장에서 우승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심지어 케인도 토트넘에서는 우승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케인은 지난 1일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무승부를 거둔 뒤 케인은 "챔피언스리그는 가장 큰 대회다.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우승할 수 있다면, 우리가 그 트로피를 손에 쥘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시즌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큰 경기, 엄청난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 이것이 바로 내가 여기에 온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당연하고 한 단계 아래인 유로파리그 우승도 없으며 신설된 3티어 컨퍼런스리그에서도 우승에 실패했다. 현실 직시가 필요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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