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의 수비적인 문제는 세트피스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는 게 증명됐던 리버풀전이었다.
최근 토트넘을 둘러싼 가장 큰 주제는 세트피스 수비, 특히 코너킥에서의 실점 문제였다. 토트넘의 실점 패턴을 분석해보면 공통적으로 지적받는 사안이 코너킥 수비였다. 실제로 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코너킥으로 실점을 많이 내주는 편이었다. 실제 실점 기록이 아닌 실점 가능성을 분석하는 통계로 본다면 EPL에서 최하위권 수준이었다.
지난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2대3 패배 후 손흥민은 "아스널은 공중에서 강했다. 우리는 이런 득점을 허용할 때 강해져야 한다. 우리는 세트피스에서 강해져야 했다. 모두가 나서야 한다. 세트피스를 연습하고, 힘을 갖고 다시 나아가야 한다"며 세트피스에서의 문제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생각은 손흥민과 달랐다. "세트피스 수비를 고치는 것이 격차를 해소하는 답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거기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점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사안은 아니다. 세트피스 수비가 매우 열악했지만 그것 말고도 고쳐야 할 것이 많다"며 세트피스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신경을 더 써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리버풀전 2대4 참패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이 옳았다는 걸 증명해줬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2대4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의 4위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4실점이나 허용했지만 이날 토트넘은 최근 계속해서 지적받던 세트피스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전문 좌측 풀백이 없다는 토트넘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도록 설계한 리버풀의 전략이 제대로 적중하면서 에메르송 로얄이 완벽하게 무너졌다. 리버풀의 모든 득점이 모두 좌측에서 나왔다는 건, 토트넘의 수비가 좌측에서 큰 균열이 생겼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였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리버풀전에 나타난 토트넘의 문제를 되돌아보면서 '세트피스는 경기 전에 자주 나온 이야기였지만, 현재 토트넘의 플레이에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매체에서 지적한 토트넘의 근원적인 문제는 토트넘 진영에서 계속해서 볼을 헌납하는 플레이였다.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 다음으로 상대 진영에서 소유권을 많이 회복하는 팀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토트넘 진영에서 볼을 상대에게 헌납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중이다.
이날 리버풀은 전반전에만 9차례나 토트넘의 볼을 빼앗았다. 토트넘은 볼 소유권을 완벽하게 잡아가지 못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계속해서 리버풀에 내줬다. 후반 4분에 나온 실점 장면이 이러한 패턴에서 나온 실점 상황이다. 에메르송이 수비를 잘해냈지만 주변에 동료가 없어 볼을 방출하지 못하는 사이, 압박을 당해 소유권을 내주면서 코디 각포에게 실점했다.
2023~2024시즌 토트넘보다 자신의 진영에서 소유권을 많이 내준 팀은 EPL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진영에서 비롯된 턴오버는 실점 리스크를 매우 높여주기 마련인데, 토트넘은 수비 진영에서 발생한 턴오버로만 이번 시즌 7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수비 진영 턴오버가 매우 잦아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토트넘이 후방에서 강한 압박을 당하면 이를 풀어내지 못한다는 약점을 모두에게 들키고 말았다. 이에 토트넘을 만나는 모든 팀이 전방부터 압박해서 순간적인 역습으로 득점과 가까운 상황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뉴캐슬, 첼시, 리버풀 모두 비슷한 접근법으로 토트넘을 괴롭히면서 승리를 챙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관점에서 보면 경기장에서 몇 번 일어나지 않는 코너킥 수비보다는 토트넘의 공격 전술의 기반이 되는 빌드업 작업에서의 문제가 더욱 신경쓰일 것이다. 후방에서 압박을 풀어내지 못하면 결국 공수 양면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손흥민이 전방에서 고립돼 공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도 빌드업 문제에서 야기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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