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최근 들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잘 풀린 케이스가 별로 없다.
'5발롱'(발롱도르 5회)에 빛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 나스르)는 레알에서 9년간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뒤 2018년 유벤투스로 떠났다. 이후 지난 6년간 유럽 축구에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17년을 끝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개인상인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2018년 마지막으로 우승했다. 2021년 맨유로 이적한 호날두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며 결국 2022년 초 지금의 알 나스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를 떠났다.
호날두가 레알을 떠난 이후 '영원한 라이벌'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는 유럽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으로 2019년, 2021년, 2023년 3번 더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총 발롱도르 횟수를 8회로 늘렸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며 호날두와의 'GOAT' 격차를 더욱 벌렸다.
레알에서 호날두와 'BBC'(벤제마, 베일, 호날두) 트리오를 구축했던 카림 벤제마(37·알 이티하드)는 지난해 여름 돌연 사우디 무대로 진출한 뒤 빠르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호날두가 이번 2023~2024시즌 알 나스르 유니폼을 입고 46경기에 출전해 47골을 넣으며 득점력만큼은 건재를 과시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사우디프로리그에서 21경기 9골, 컵포함 33경기에 출전해 16골에 그쳤다. 레알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3시즌 동안 컵대회를 포함해 연속해서 30골 이상씩 넣으며 2022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이력과는 거리가 먼 퍼포먼스다. 팀 감독과의 불화, 전지훈련 무단불참과 같은 이슈로 조명을 받고 있다.
호날두, 벤제마와 함께 레알의 전성기를 이끈 미드필더 카세미로(31)와 센터백 라파엘 바란(31·이상 맨유)의 신세도 초라하다. 한때 세계 올스타에 이름을 오르내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둘은 올 시즌 맨유에서 '평범한 선수' 내지는 '먹튀'로 평가받고 있다. 카세미로는 지난 6일 크리스탈팰리스전에서 센터백으로 출전해 0-4 참패의 원흉으로 지목받았다. 이적 첫 시즌인 2022~2023시즌만 하더라도 '월클 대접'을 받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바란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바란은 잦은 부상으로 프리미어리그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달 초부터 근육 부상으로 한달 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 2년간 두 선수의 몸값이 수직하락해 비싼 돈을 받고 이적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호날두, 벤제마, 카세미로, 바란과 같은 '네임드'가 빠진 팀은 흔들려야 정상이다. 하지만 레알은 이번 2023~2024시즌 2년만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타이틀을 차지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준결승에 올라 바이에른 뮌헨과 2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1차전 원정에서 2-2로 비겼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고, 주드 벨링엄, 에두아르 카마빙가, 오렐리앙 추아메니와 같은 이십대 초반의 자원들이 레전드들의 공백을 십분 메워주고 있다. 비니시우스와 벨링엄이 세계 최고의 레벨로 발돋움한 가운데, 다음시즌엔 킬리안 음바페가 합류해 스쿼드에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호날두에 대한 그림움은 서서히 잦아드는 분위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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