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승률 5할은 마지노선이다. 5할에서 무너지면 크다. 반대로 5할만 지키면 여름에 충분히 1위에 도전할 수 있다."
'염갈량'의 구상이 또한번 통했다. 전날 외인 선발 디트릭 엔스의 부활투에 이어 이번엔 '토종 1선발감'이라 칭찬해온 손주영의 호투가 팀에 승리를 안겼다.
LG 트윈스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손주영의 6이닝 무실점 호투, 구본혁의 결승타와 박동원의 쐐기포를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했다.
경기전 염경엽 LG 감독은 전날 엔스의 환골탈태에 대해 "팔 각도가 확실히 올라갔더라. 선수 본인도 의식을 하고 던졌고, 투구판을 옮긴 거, 체인지업을 평소처럼 반듯하게 던지지 않고 약간 투심처럼 던진 게 효과적이었다"며 선수 본인과 전력분석팀, 코치진, 이를 적극 활용한 볼배합을 펼친 포수 박동원까지 아울러 칭찬했다.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반면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날 쏟아진 실책에 대해 속상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경기 후 수비 특훈까지 소화한 이주찬에 대해 "집중력이 부족했다. 순발력을 떠나 미리 준비하는 자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론 이날 1군에 등록된 이학주-정보근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LG는 홍창기(우익수) 박해민(중견수) 문성주(좌익수) 오스틴(1루) 김범석(지명타자) 박동원(포수) 구본혁(3루) 오지환(유격수) 신민재(2루)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발은 손주영.
롯데는 윤동희(중견수) 고승민(2루)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좌익수) 정훈(지명타자) 유강남(포수) 나승엽(1루) 오선진(3루) 이학주(유격수)로 맞섰다. 선발은 애런 윌커슨이다.
앞서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에 대해 "우리팀에서 토종 1선발을 해줘야할 투수다. 그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날 손주영은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최고 148㎞ 직구(38개)와 슬라이더(30개) 커브(9개) 포크볼(11개)을 섞어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꽁꽁 묶었다.
지난 경기에서 7이닝 2실점 벼랑끝 호투를 보여준 윌커슨 역시 나쁘지 않았다. 문제가 됐던 직구(37개) 최고 구속도 148㎞까지 끌어올렸고, 컷패스트볼(26개)부터 체인지업(33개) 커브(8개) 슬라이더(5개) 등 다양한 구종을 다채롭게 구사했다. 완벽투는 아니었지만, 거듭된 위기를 이겨내는 영리한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LG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1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오스틴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2회초에는 김범석 박동원 구본혁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고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수비에서도 첫 회부터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나왔고, 3회말에는 롯데 이학주 윤동희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고승민의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실점 없이 넘겼다.
0의 행진은 4회초 비로소 깨졌다. 선두타자 박동원이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구본혁이 2루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LG는 이어진 찬스에서 오지환의 번트실패, 대타 문보경의 삼진 등 추가점에는 실패했다. 5회초에도 문성주의 안타와 롯데 우익수 레이예스의 실책으로 1사 2루 찬스를 잡았지만, 역시 후속타 불발이었다.
하지만 LG에는 박동원이 있었다. 박동원은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볼카운트 2B2S에서 윌커슨의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염경엽 감독은 전날 "박동원이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는데, 전날 승부를 결정지은 '주루방해 만루포'에 이어 이날은 쐐기포까지 쏘아올린 것.
반면 롯데는 6회말 1사 1루에서 전준우의 잘 맞은 타구가 LG 문성주의 슈퍼캐치에 걸리며 더블 아웃으로 이어지는 불운이 겹쳤다.
손호영이 6이닝 무실점, 윌커슨이 6이닝 2실점으로 나란히 호투한 뒤 승부의 추는 불펜으로 넘어갔다.
롯데는 임준섭 한현희 진해수, LG는 김진성 김유영을 투입하며 치열하게 맞섰다.
롯데는 8회말 윤동희 고승민의 연속 안타가 터졌지만, 홍창기의 깔끔한 펜스플레이에 고승민이 2루에서 아웃됐다. 하지만 레이예스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전준우가 3유간 적시타를 쳐내며 1점을 따라붙었다. 이어진 찬스에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아 동점에 실패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2로 뒤진 9회초 최준용 전미르 김상수를 잇따라 투입, 9회초를 실점없이 막아내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LG 마무리 유영찬은 8회말 1사부터 5아웃을 깔끔하게 잘 막고 세이브를 추가했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이 한경기 한경기 치르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감이 든다. 좋은 피칭을 해줬다. 터프한 상황에서 중간투수들도 자기역할을 잘해줬다"고 호평했다. 특히 마무리 유영찬의 5아웃 마무리에 대해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마무리로서 자리를 확고히 했다"며 기뻐했다.
이어 "6회와 8회 문성주와 홍창기의 좋은 수비가 경기의 흐름을 우리쪽으로 계속 끌고갈수 있게 해줬다. 승리의 발판이 된 집중력있는 수비를 칭찬해주고싶다"고 강조했다.
"타선에서 박동원이 3안타로 전체적인 타선을 이끌어줬고, 구본혁이 선취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버스터)앤드런을 성공시키는 결승타로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올수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팬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동백데이'로 치러진 이날, 사직구장은 3루 원정 응원석까지 롯데의 붉은 유니폼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응원석 앞 일당백으로 뜨겁게 응원한 LG 팬들의 기세도 만만찮았다.
염경엽 감독은 "오늘 멀리 부산까지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연승을 이어갈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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