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여러분, 우리가 이런 적 하루이틀입니까. 다치지만 마십시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15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평일도 티켓 구하기가 힘든데, 이날은 부처님오신날 공휴일. 일찌감치 1만2000명의 만원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 시작 오후 2시경 날씨가 화창했다.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여기에 반가운 손님들까지 왔다. 한화를 응원하는 컨셉트의 예능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인기 연예인 차태현, 인교진, 미주와 레전드 김태균 등이 현장을 찾은 것이다. 차태현과 인교진은 열성 한화팬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들. 두 사람은 경기 전 시구와 시타까지 하며 흥을 돋웠다.
이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좋았다. 1회 김태연이 선제 적시타를 칠 때까지만 해도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악몽은 2회부터 시작됐다. 선발 페냐가 제구 난조를 보이며 실점을 하기 시작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아섭의 땅볼 타구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 타구에 오른 손목을 강타당해 강판당하고 말았다.
몸도 풀지 못한 한승혁이 올라와 난타를 당하고, 결국 2회에만 6실점하며 게임 흐름을 넘겨줬다.
그 사이 날씨도 흐려졌다. 오후 3~4시부터 비 예보가 있었다. 4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경기는 1-8까지 벌어졌다. 비도 오고, 이길 가망도 크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한화팬들은 자리를 지켰다.
5회 종료 후 클리닝타임. 전광판에 나오는 퀴즈를 푸는 이벤트에 차태현이 참가했다.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이었다. 차태현은 퀴즈를 맞추고 한화 원정 유니폼을 선물로 받자 아이처럼 기뻐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코멘트를 부탁하자 "여러분, 우리가 이런 적 하루이틀입니까. 이길 수 있습니다. 끝까지 응원합시다. 파이팅"을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풀이 죽었던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하자 "여러분, 다치지만 마십시오. 시즌 깁니다"라고 재치있는 말을 남겼다.
차태현의 코멘트 속에, 그야말로 '웃픈' 한화의 현실이 모두 담겨있었다. 한화는 개막 후 파죽의 7연승, 꿈만 같던 봄날을 잠시 보낸 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5일 경기도 1대16 7회 강우콜드 대패를 당했다. 14일 NC전은 9회부터 12회까지 4차례 연속 끝내기 찬스를 날리고 비겼다. 어느덧 16승1무25패 9위까지 추락했다. 류현진의 복귀로 '올해는 정말 다르겠지'라고 기대했던 한화팬들에게 큰 위로를 준 차태현의 메시지였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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