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미지근하네.'
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지만 열기가 예년같지 않다는 분위기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7일 총 46명의 FA 대상 선수를 발표, 오는 21일까지 자율협상에 들어갔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강상재 김종규(이상 DB), 이재도(LG) 박지훈(정관장) 등 '대어급'이 나와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최준용(SK→KCC) 오세근(정관장→SK) 문성곤(정관장→KT) 양홍석(KT→LG) 등 '대어'들이 연쇄이동을 한 지난해와 비교할 때 구단간 치열한 경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FA 시장을 대하는 주요 구단들의 기조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공격적인 투자, 전력 보강보다 리빌딩, 구조조정으로 선회했다. 우선 농구계에서 대표적인 '큰손'으로 불리는 부산 KCC를 비롯해 서울 SK, 창원 LG가 보수적인 입장을 선택했다. 이들 3개 구단은 지난해 샐러리캡(당시 28억원) 소진율 10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샐러리캡 소진율 109.8%로 최고액 초과세를 냈던 KCC는 현재 4명의 FA를 비롯해 선수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24~2025시즌 샐러리캡이 29억원으로 1억원 늘었지만 군제대한 송교창이 완전 복귀하면서 샐러리캡이 더 빠듯해졌다. KCC는 지난 시즌 군 복무 기간이 겹친 송교창에게 보수 2억8479만5000원을 지급했지만 다음 시즌부터 종전 보수 7억5000만원을 회복해줘야 한다. 송교창에게만 인건비가 4억6000여만원 증가하는 터라 적잖은 선수를 정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샐러리캡 소진율 106.7%를 기록했던 SK도 최부경 허일영 송창용 양우섭 등 '준척급' 4명의 FA 가운데 1명 정도만 제외하고 모두 풀어줄 방침이다. 지난해 양홍석을 영입하면서 샐러리캡 100%를 소진한 LG에서는 베테랑 포워드 정희재가 고양 소노로 이미 이적했고, 임동섭도 소노행을 타진 중이다. LG도 영입보다 정리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른바 '큰손'들이 지갑을 닫은 가운데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서울 삼성이 김시래를 비롯한 FA 4명을 모두 재계약하지 않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올해 FA 시장은 한층 뜨거웠던 종전과 달리 미지근하다 못해 얼어붙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이런 가운데 '알짜 준척'을 영입하기 위해 닫혔던 지갑을 여는 팀도 있다. 지난해 최저 샐러리캡 소진율(68.8%)을 기록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상대적으로 공격적이다. 차바위 박지훈 안세영 등과 일찌감치 재계약한 한국가스공사는 KT의 알토란 가드 정성우를 영입했다. 공중 분해된 데이원 선수단을 승계받아 재창단한 소노도 정희재 최승욱(전 DB)에 이어 임동섭 김영훈(현대모비스)의 FA 영입을 추진하는 등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다.
농구계 관계자는 "올해 FA 시장에서는 작년처럼 대어들의 대이동에 따른 지각변동은 없을 것 같다"면서 "마땅한 대어가 없기도 하지만 투자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라 갈 곳이 없어지는 선수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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