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서울 이랜드가 초반 순항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기대 속 출발하지만, '역시나'로 끝난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랜드는 올 겨울부터 '태풍의 눈'으로 불렸다. 삼고초려 끝에 수원FC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던 김도균 감독을 영입했다. 이랜드가 승격 경험이 있는 감독을 데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단도 큰 폭의 변화를 택했다. FC서울의 레전드였던 오스마르를 영입한 것을 비롯해 김오규 김영욱 정재용 등 K리그1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품었다.
이랜드는 단숨에 승격후보로 부상했다. K리그2 감독들은 올 시즌 구도를 '4강-9중'으로 평가하며, 4강에 이랜드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이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였다. 이랜드는 매년 큰 돈을 쓰고도,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승격 후보는 커녕 플레이오프 후보로도 거론되지 못했다. 올 겨울 이랜드는 지난 시즌과 거의 같은 예산을 쓰고, 타 팀이 긴장할만한 스쿼드를 만들었다. 풍부한 인맥과 넓은 스카우팅 시스템을 구축한 '김도균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초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김 감독은 패배주의로 물들어 있던 이랜드를 빠르게 바꿨다. '우승후보' 부산, 수원과의 첫 2연전을 모두 잡아냈다. 이후 5경기 무승의 수렁에 빠졌지만, 빠르게 위기에서 탈출했다. 김 감독은 수비에 비해 아쉬움을 보인 공격쪽에 손을 댔고, 지난달 27일 충남아산전(5대0)부터 효과를 봤다. 충남아산전부터 천안전(4대0)까지 4경기 동안 3승1무, 13골-1실점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아직 100%는 아니다. 플랜A는 괜찮다. '득점 선두' 브루노 실바와 살아난 이코바를 축으로 한 공격과 서재민-박창환이 중심이 된 미드필드, 오스마르-김오규가 버티는 수비진이 포진한 베스트11은 확실히 위력적이다. 이랜드가 올 시즌 치른 13경기에서 전반 리드를 내준 경기는 단 두 번 뿐이다. 문제는 후반이다. 이랜드가 올 시즌 내준 13골 중 무려 10골을 후반에 허용했다. 수비수들의 체력이나 집중력 문제만이 아니다. 체력을 보충하거나, 변화를 주기 위해 들어가는 백업 선수들이 너무 약하다보니, 좋은 흐름 속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이코바를 교체로 불러들였을 때, 공격이 단조로워지는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재민과 박창환은 활동량이 많은 스타일로, 창의적인 패스를 찔러주는 건 좀 약하다. 따라서 공격진에서 힘 있게 플레이를 해줘야 하는데, 박정인이나 고무열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브루노 실바에게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 김 감독은 전술적으로 이 문제를 풀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선수 유형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의 남은 시즌은 백업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달려 있다. 여름이 중요한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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