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은 이쁘게 거절할 수 있는 선수였다.
토트넘은 22일 오후 6시 45분(이하 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크리켓 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포스트시즌 친선경기에서 1대1로 무승부를 거뒀다. 양 팀은 승부를 가리기 위해서 승부차기를 진행했고, 토트넘은 4대5로 패배했다.
손흥민은 지친 몸을 이끌고 선발 출전해 61분 동안 경기장을 누볐다. 손흥민은 토트넘 선수 중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다. 좌측 윙포워드로 출격한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동료인 키어런 트리피어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전반 39분에는 결정적인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할 뻔했지만 브레넌 존슨이 기회를 허비했다.
뉴캐슬전을 끝으로 손흥민의 2023~2024시즌이 마무리됐다. 경기 후에도 토트넘을 취재하러 경기장에 방문한 기자들이 손흥민에게 몰렸다. 손흥민은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다. 슈퍼스타에게 미디어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이기에 호주 현지 매체들도 손흥민을 향한 취재 열기가 굉장히 뜨거웠다.
손흥민도 사람이었다.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이 끝나고 나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휴가를 떠난다. 컵대회 일정이 남아있지 않는 토트넘이었기에 리그 최종전이 2023~2024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그러나 토트넘과 뉴캐슬이 무리하게 잡은 포스트시즌 일정으로 인해서 손흥민은 쉴 수 없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이 끝나자마자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은 호주로 떠나야만 했다.
장시간 비행을 한 뒤 도착한 호주에서 손흥민은 가벼운 몸풀기 훈련, 사전 기자회견 등에 참여하면서 계속 일정을 소화했다.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경기도 60분을 넘게 소화하면서 체력이 방전된 것이다.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은 평소와 다르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인터뷰를 거절하면서 손흥민은 자신을 기다려준 기자들을 배려했다. 손흥민은 "오늘은 그냥 갈 수 있을까요? 난 항상 (인터뷰를) 해왔다. 어제는 기자회견도 했다. 제발 오늘은 그냥 가고 싶다. 오늘은 나한테 휴가를 달라. 감사하다"며 진심어린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말했다.
손흥민이 너무나 지쳐있다는 걸 알기에 기다리던 기자들도 손흥민을 보내줬다. 손흥민의 친절한 태도에 현지 기자들도 완전히 반했다. 호주 10 NEWS에서 활동하는 루카스 리날도 기자는 "손흥민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절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48시간을 꽉 채운 후 선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자격이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다른 호주 기자인 조시 패리시도 "손흥민이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절했다. 내가 받았던 거절 중에 가장 예의바른 거절이었다. 대단한 사람이다. 그는 '휴가를 좀 가도 될까요?'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며 손흥민의 예의바른 모습을 칭찬했다.
손흥민이 호주에 도착한 뒤로 계속 프로답게 일정을 소화해준 덕분에 기자들한테도 좋은 이미지가 생긴 것이다. 경기 전날 있었던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손흥민은 친절하고, 진솔한 답변으로 현지 기자들을 만족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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