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후 FA 시장을 노크할 수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하성은 2020년 12월 샌디에이고와 맺은 4년 2800만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2025년 상호옵션(mutual option을 김하성과 구단이 모두 실행하겠다고 하면 내년 100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샌디에이고에서 한 시즌을 더 뛸 수 있다. 샌디에이고가 이 옵션을 거부하면 김하성은 20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고 FA가 될 수는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해 말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김하성이 옵션을 포기하고 FA가 되거나, 옵션을 실행하고 FA를 1년 뒤로 미루는 것.
시즌 전에는 김하성이 옵션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데다 공격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OPS+가 109로 전체 평균 이상의 수준으로 향상돼 FA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각광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연봉 1000만달러짜리 선수는 절대 아니라는 시장의 평가. 김하성으로서는 샌디에이고 잔류 의지가 강하더라도 좀더 좋은 조건을 찾아 FA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2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 김하성의 타격 기록은 기대치를 한참 밑돈다.
김하성은 26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경기 연속 침묵한 김하성은 올시즌 54경기에서 슬래시 라인 0.209/0.326/0.357을 기록 중이다. OPS는 0.683, OPS+는 100이다. 리그 평균적인 타자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김하성은 54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슬래시라인 0.250/0.347/0.393, OPS 0.740을 마크했다. OPS에서 0.057, 즉 7.7%포인트가 빠졌다.
그런데 스탯캐스트 세부 지표를 보면 의아하다. 평균 타구속도는 지난해 86.2마일에서 86.9마일로 오히려 빨라졌고, 타석 대비 배럴 비율은 지난해 2.9%에서 3.8%로 늘어났다. 하드히트 비율은 26.7→32.9%, 볼넷율은 12.0→14.6%로 각각 높아졌으며, 삼진율은 19.8→17.8%로 감소했다. 타율이나 OPS가 작년보다 낮아질 이유가 없다. 아직 샘플사이즈가 작고,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가 많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5월 들어서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 어두운 측면이다. 슬래시 라인이 3~4월 0.216/0.324/0.388에서 5월 0.197/0.329/0.303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OPS는 0.711에서 0.632로 급하락했다.
다만 6홈런, 22타점, 25득점, 31볼넷, 13도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좋다. 지난해 54경기에서는 5홈런, 18타점, 23득점, 25볼넷, 11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5월 들어 하위타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틀 연속 9번에 배치됐다. 김하성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걸 벤치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여기에 유격수로서 수비력이 나쁠 것은 없지만, bWAR상 수비 WAR이 0.4로 내셔널리그 20위권 밖으로 처져 있다. 김하성은 지난해 bWAR 5.8로 NL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 수비력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비 공헌도가 작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김하성은 전체 유격수 가운데 수비이닝이 470⅓이닝으로 뉴욕 양키스 앤서니 볼피(473이닝)에 이어 2위다. 그러나 DRS(평균대비 실점억제)가 1로 11위이며, OAA(평균대비 아웃)는 2로 역시 11위다. 하지만 이런 수비 지표 때문에 김하성의 수비력이 최정상급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타격이다. FA 시장에서 구단들이 보는 것은 공격 지표와 부상 가능성이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없다. 방망이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6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 1월 김하성의 시장 가치에 대해 '2024년을 포함해 7년 연장계약을 한다면 1억3000만~1억5000만달러는 보장해줘야 한다'고 했다. 연평균 2000만달러급 선수라는 평가였다. 이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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