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안경에이스' 박세웅의 독수리 공포증이 또 재발했다. 이상할 만큼 커리어 내내 한화 이글스만 만나면 고양이 앞의 쥐가 되는 그다.
무대가 대전이라면 더하다. 올해로 프로 데뷔 11년차인 박세웅은 대전에서는 커리어 통산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의 주중시리즈 1차전을 치르고 있다. 박세웅과 문동주가 선발투수 맞대결을 펼쳤다.
박세웅의 '독수리 공포증'은 유별나다. 박세웅은 2014년 프로 데뷔 이래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전 16경기(선발 15)에서 1승8패, 평균자책점 7.97로 극악의 부진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대전 징크스'는 더욱 지독했다. 9경기에 선발등판, 승리 없이 7전 전패 평균자책점 8.10이었다.
이날은 한화 문동주와의 선발 맞대결. 한화는 최원호 전 감독과의 작별 이후 첫 경기다. 롯데 역시 한화와 승차없이 9위를 기록중인 상황, 승리시 8위로 올라서면서 중위권 도약을 꿈꿀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초반 진행은 다소 불안한대로 무난했다. 박세웅은 1회초 1사 후 요나단 페라자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이어진 상황에서 채은성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2회말에도 1사 후 황영묵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후속타를 끊어냈다. 롯데는 3회초 문동주를 상대로 맹공을 펼치며 3득점, 승부를 뒤집었다. 박세웅은 3회말 페라자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끝냈다. 4회는 3자 범퇴였다.
하지만 박세웅의 길고긴 악몽은 이날도 계속됐다. 박세웅은 5회말 무려 8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김태연에게 안타, 이날 타격감이 좋은 페라자에겐 소극적인 피칭으로 일관하다 볼넷, 노시환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며 순식간에 무사 만루가 됐다.
안치홍을 투수 땅볼로 잡았지만, 여기까지였다. 채은성에게 밀어내기 볼넷, 이도윤에게 밀어내기 몸에맞는볼을 허용하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시작에 불과했다. 최재훈의 중전 적시타, 황영묵의 1루선상 2타점 2루타, 장진혁의 우익수 앞 2타점 적시타, 장진혁의 2루 도루와 포수 송구 실책, 김태연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졌다. 순식간에 점수는 3-10으로 벌어졌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너무 바깥쪽 코스만 사용하다 스스로 무너졌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박세웅에게 5회를 마치게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투구수가 110구를 넘겼다. 하지만 다시 만난 페라자에게 또 안타를 내주자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날 박세웅의 기록은 4⅔이닝 11피안타(홈런 1) 10실점(9자책) 4사구 4개, 평균자책점은 4.62까지 치솟았다.
박세웅에겐 2014년 데뷔 이래 11년만에 개인 1경기 최다 실점 신기록이란 굴욕도 새롭게 갱신됐다. 종전까진 2016년 8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3이닝 9실점이 최다기록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하지만 부담감에 짓눌려 바깥쪽으로 일관한 소극적인 투구의 결과는 직구 26구, 슬라이더 무려 59구의 현실로 드러났다. 4회까지의 구위와 제구 모두 나쁘지 않았지만,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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