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솔직히 내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주장 나성범(35)은 부상 복귀 후 초반 행보를 이렇게 돌아봤다.
극도의 침체였다. 4월 28일 잠실 LG전 대타 출전으로 올 시즌 1군 첫 경기에 나선 나성범. 고대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12일 광주 SSG전까지 9경기 34타석에서 단 2안타에 그쳤다. 볼넷 9개를 골라냈으나 삼진을 12개나 당했다. 지난해 종아리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쉬고 복귀하자마자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리는 등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반등의 계기는 역시 홈런이었다. 지난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후 28일 창원 NC전까지 나성범은 13경기 타율 3할4푼, 5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8로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비로소 우리가 알던 나스타로 돌아왔다.
나성범은 복귀 초반을 돌아보며 "초반 2주 동안 나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다. 팬, 동료들에 너무 죄송스러운 모습만 보였기에 위축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감독님과 동료들, 주변에서 안 될 때마다 박수와 격려를 주셨기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두산전) 홈런이 반등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살아난 페이스는 새로운 기록으로 연결됐다.
28일 1000타점 고지에 오른 나성범은 "시즌 전에 체크했던 기록인데, 팀이 연승을 이어갈 수 있고, 기록도 달성할 수 있어 기분 좋았다"며 "홈에서 했다면 기념이 될 수 있는데, 우연찮게 전 소속팀의 안방에서 기록하게 돼 묘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6회초 좌월 홈런을 기록한 NC 송명기를 두고는 "같은 팀일 때 너무 아끼던 동생이었다. 만날 때마다 '살살하라'고 하는데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라며 "우연찮게 (송)명기를 상대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복귀 후 지명 타자로 출발했던 나성범은 최근 수비 플레잉 타임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다리 상태만 괜찮아진다면 계속 수비에 나가고 싶다. 수비를 할 때 타격감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지명 타자를 하다보면 결과가 안 좋았을 때 생각에 사로 잡히는 경향이 있는데, 수비를 나가면 그런 생각 없이 집중하게 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수비를 좀 더 나갈 수 있도록 몸 상태를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단했던 5월도 어느덧 끝자락에 가까워졌다. 나성범은 자신의 6월 모습을 두고 "지금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팀 역시 지금보다 더 위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팀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치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동료들에게도 분전을 촉구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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