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국민거포' 박병호(38)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첫날부터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는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1-8로 크게 되진 4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하루 전까지 KT 소속이었던 박병호는 오재일과 1대1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잠실에서 KT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한 뒤 대구로 직접 차를 몰고 내려와 이튿날 선수단에 합류했다.
당초 박병호의 키움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박병호는 지난 26일 허리 통증을 이유로 1군 말소됐다. 이후 박병호가 KT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분위기가 요동쳤다. 박병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음을 깨달은 KT는 트레이드 작업에 나섰고, 삼성과 의견이 일치하면서 오재일을 주고 받기에 이르렀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선수단에 합류한 박병호와 면담을 거쳤고, 훈련을 지켜본 뒤 그를 키움전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숨가쁘게 이어진 트레이드. 올 시즌 44경기 타율 1할9푼8리, 3홈런으로 부진한 가운데 컨디션마저 완벽하지 않은 그가 이적 첫 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파격이었다.허리 부상 여파로 출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정. 박 감독은 "훈련을 지켜보니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더라"고 출전 결정 배경을 밝혔다. 박병호는 "솔직히 부담감이 없지 않았는데, 감독님께서 '몸 상태가 괜찮다면 경기 감각에 대해선 두려워 하지 말고 (경기에) 나가는 게 맞다. 나가자'고 하셨다"며 "경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박병호는 2회말 1사 2루 첫 타석부터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키움 선발 헤이수스와의 3B1S 승부에서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밀어쳐 우측 담장 앞까지 보냈다. 뜬공에 그치기는 했으나, 어제까지 허리 통증을 이유로 1군 말소된 선수의 스윙이 아니었다. 결국 두 번째 타석에서 2B1S에서 낮은 코스로 들어온 120㎞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
했다.
삼성이 박병호 트레이드를 수락한 배경엔 장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외국인 타자 맥키넌이 준수한 출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장타 생산에선 약점을 보였던 게 사실. 이런 맥키넌과 1루 수비 로테이션 뿐만 아니라 장타 갈증을 풀어줄 적격자로 박병호를 꼽았다. 이런 삼성의 선택이 옳았음을 박병호는 첫날부터 증명해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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