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재균아 이렇게 하는 거 맞아?' 트레이드 첫날부터 빠르게 팀에 녹아든 오재일이 황재균 옆에 딱 붙어 세리머니를 따라 하며 활짝 웃었다.
전날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대구에서 열린 키움전 9회 대타로 나와 열흘 만의 솔로포를 터뜨리며 동료들과 함께 기뻐했던 오재일은 경기 종료 직후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다. 동료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오재일은 짐을 챙겨 서울로 가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1986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KT 박병호와 삼성 오재일은 서로 유니폼을 바꿔입게 됐다. KT와 삼성은 전날 잠실과 대구에서 열린 경기 종료 직후 박병호와 오재일의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앞두고 팀에 합류한 오재일의 표정은 밝았다. KT 로고가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난 오재일은 생각보다 많은 취재진을 보고 놀란 표정이었다.
코치진과 인사를 나눈 뒤 선수들이 있는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옮기 오재일을 가장 먼저 반긴 사람은 황재균이었다. 오재일(2005년)과 황재균(2006년)은 1년 차이로 현대 유니콘스 2차 3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함께한 사이다.
오재일은 현대 유니콘스-우리, 서울, 넥센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KT 위즈. 황재균은 현대 유니콘스-우리, 서울, 넥센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KT 위즈. 세월이 흘러 베테랑이 된 두 선수는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게 됐다.
오재일은 황재균이 있어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만난 오재일에게 "마음 편하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해줬다"며 이적한 선수를 따뜻하게 반겼다.
이 감독의 배려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오재일은 휴식을 취하며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어색할 수도 있는 이적 첫날 오재일은 분주히 움직이며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갔다.
수비를 마치고 돌아온 황재균 옆에 딱 붙어 앉은 오재일은 끝없이 대화를 나누며 팀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모든 게 새로운 베테랑 오재일은 안타 치고 나간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따라 하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많은 세리머니 중 오재일의 마음을 사로잡은 세리머니는 김상수였다.
안타 치고 나가 더그아웃을 향해 전화를 거는 듯한 김상수의 세리머니가 신기했던 오재일은 연신 따라 하며 미소 지었다.
경기 후반까지 대타 찬스가 나오지 않자, 오재일은 배트를 들고 더그아웃 앞에 나와 두산 투수들을 보며 연신 타격폼을 취했다. 트레이드 직전 9회 대타로 나와 솔로포 터뜨렸던 오재일은 기회만 오길 기다렸다.
11대4로 뒤지고 있던 7회 2사 1,2루 KT 배정대가 두산 김택연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는 사이 오재일은 배트를 들고나와 대타로 나갈 준비를 했다.
배정대가 볼넷 출루한다면 2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던 오재일은 큰 거 한방을 머릿속에 그리며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두산 김택연이 KT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순간 만루를 기대했던 오재일은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기대했던 만루 찬스가 아닌 8회 선두타자로 이적 첫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바뀐 투수 최지강에게 삼진을 당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KT 위즈 원정 팬들은 오재일의 이름을 연호하며 이적생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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