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요즘 야구가 재밌는가 보다."
최근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29)의 플레이를 지켜본 한 야구계 관계자의 말이다.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리그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수비 능력은 여전하고, 공격은 탄력을 받은 모양새. 최근 KIA 더그아웃에서 만나는 박찬호의 표정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시즌 초반 허리 부상으로 2할 중반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어느새 3할2푼(206타수 66안타)까지 올라왔다. 3할대 중반 출루율을 유지하면서 리드오프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타율은 무려 3할9푼에 달한다.
박찬호는 "개막부터 타격이 계속 좋지 않았다. 부상 복귀 이후엔 너무 운이 안따랐다. 정타가 정말 많이 나왔고 좋은 타구를 보냈는데 다 야수 정면으로 갔다. 2주 이상 지속되다 보니 좀 헤맸다. 매번 똑같은 결과가 나와 힘들었다. 멘탈도 흔들렸다"면서 "그러나 5월부터 뚫리기 시작했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미소 지었다.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박찬호,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현재 KIA에선 박찬호를 대체할 만한 백업 자원을 찾기 쉽지 않다. 내야 유틸리티 홍종표가 공수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여전히 박찬호와 로테이션에선 무게감에 차이가 있는 게 사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가운데,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플레잉 타임이 누적될수록 박찬호의 페이스도 처질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
이에 대해 KIA 이범호 감독은 "이제 박찬호는 경기 체력을 위해 본인 스스로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 지 알 수 있을 위치"라고 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 체제였던 2019시즌 본격적인 주전으로 발돋움한 뒤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스스로 주전다운 루틴과 관리법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시각.
박찬호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수비는 내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서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승을 위해서는 공수주를 다 잘해야 한다. 내가 홈런과 장타를 치는 타자는 아니지 않나. 제일 중요한 것은 출루"라고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체력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집밥 잘 먹고 있다"고 웃은 박찬호는 "둘째를 가진 아내가 항상 내 위주로 모든 걸 해주려 해서 고맙고 미안하다. 가장으로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데, 그게 잘 할 수 있는 힘이자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것 같다. 우승반지를 바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또 한 번 자신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박찬호가 걸어갈 길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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