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8회까지만 던지게 하려 했다."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전날 애런 윌커슨의 완봉투로 6대0 승리를 챙겼던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비하인드를 깜짝 공개했다. 윌커슨의 완봉을 말렸다는 것.
4일 KIA전에서 윌커슨은 8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졌다. 선발 투수 한계 투구수로 여겨지는 100구에 불과 8개를 남겨둔 시점. 선발-불펜-마무리 체계가 확립된 현대야구에서 선발 투수 완봉승이 귀한 기록이 된 상황에서 김 감독이 윌커슨을 9회에도 올려 완봉투를 지켜보는 것과, 주말 등판 일정을 고려해 교체할 것이란 의견이 엇갈렸다. 김 감독은 후자를 택했고, 윌커슨은 9회말 16개의 공으로 삼자 범퇴를 만들면서 완봉투를 펼쳤다. 2022년 6월 11일 부산 롯데전 고영표에 이어 724일만에 KBO리그에 탄생한 무4사구 완봉승 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나는 8회까지만 던지게 하려 했다. 그런데 본인이 '더 던지고 싶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윌커슨이 선발 로테이션 상 주말 등판 일정이 있고, 투구 수에 여유가 있긴 해도 8이닝을 책임지면서 걸린 부하가 만만치 않은 점을 고려했다. 그렇지 않아도 선발 구멍이 있는 롯데 입장에선 완봉승을 거둔 투수가 9회를 모두 책임진 다음 경기에서 이른바 '완봉 후유증'을 겪는 부분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감독 입장에선 완봉이 그렇게 큰 건 아니다. 3점차 이내 승부라면 밀어붙일 만하지만, 이미 6점차 상황이었다"며 "그냥 8회에 끊는 게 낫겟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미 9회 등판을 준비하고 있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속도 그렇고 체인지업도 좋았고 커터도 좋았다. 회전력이 좋으니까 그만큼 힘이 있었던 것 같다"고 완봉투에 엄지를 세웠다.
완봉승 후 동료들로부터 물 세례 세리머니로 격한 축하를 받은 윌커슨은 "사실 오늘 새 스파이크를 신었는데, 안에 물이 꽉 찼다. 말려서 신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팬들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경기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동료들이 타선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굉장한 홈 송구를 보여줬다. 팀 전원이 함께 이뤄낸 경기"라고 평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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