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재능은 입증됐다. 하지만 여전히 다듬어야 할 '원석'에 가깝다.
KIA 타이거즈 3루수 김도영(21)의 현주소다. 데뷔 2년차인 지난해 부상으로 2달 넘게 시즌을 출발했음에도 3할-100안타 고지에 오르면서 천재성을 입증했다. 시즌을 마친 뒤 출전한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의 부상 여파로 올 시즌 출발도 좋지 않았지만, 곧 제자리를 찾아갔다. 올 시즌 김도영은 KIA의 풀타임 주전 3루수다.
올 시즌에도 타격 면에서 손색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4일까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2.18로 리그 전체 9위, 팀내 야수 중 1위를 기록 중인 그가 지금의 페이스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타율 3할2푼5리, 34홈런 9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6을 기록할 것이란 계산. 7점대 중반의 WAR이 따라올 것이란 예상도 따른다.
관건은 수비. 지난해 84경기에서 13개의 실책을 기록한 김도영은 올 시즌 57경기 만에 14개의 실책으로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준수한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수비 대처 능력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 올 초 캠프 때부터 집중적으로 수비 훈련을 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따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실책 수를 줄이고 타격에서 자신감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김도영의 활약 관건. 결국 '견고한 3루수'가 되는 게 김도영이 천재성을 이어가고 발전시키는 열쇠다.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3루 수비를 두고 "이제는 적응할 때다. 3시즌 간 3루를 지켰으니, 본인을 위해서라도 적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능만으로 국내 최고의 3루수라고 할 수는 없다. 3루는 국내에서 가장 잘 하는 선수들이 뛰는 포지션이다. 그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무언가 뛰어난 부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역시절 3루수였던 이 감독이었기에 김도영의 행보는 더 눈에 밟힐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프로 데뷔 5년차였던 2004년 한화에서 133경기에 나서 3할8리, 23홈런 74타점으로 본격적인 주전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그 역시 그해에만 30개의 실책을 쏟아낸 바 있다. 이후에도 이 감독은 '거포' 타이틀 뒤에 '수비'라는 숙제가 뒤따라 왔지만, 스스로 이를 극복해 나아가면서 국내 최고의 3루수로 거듭났다.
이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을 돌아보며 "큰 대회에 한 번 다녀오니 여유가 생기더라. 프로에서 4~5년 정도 뛰니 (수비에서) 자신감도 생기고, 공격에서도 이어지더라"며 "다만 수비는 자신감만으론 안된다. 집중력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도영은 만 20세를 갓 넘긴 어린 선수다. 발전한 여지가 충분하다. 아직 어리기에 경기에 몰입하는 부분에서 성장한다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며 "지금 정도의 실책은 충분히 줄일 기량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또 "3루 수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상황을 머릿 속에 그려놓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거듭하면 좀 더 편안하게 실전에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박)찬호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지만, 언젠가 김도영 스스로 풀어가며 성장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걸어왔던 길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김도영에게도 조금씩 알려주며 신뢰를 쌓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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