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기분 좋았던 금요일 밤. 하지만 마냥 승리를 만끽할 수가 없었다.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와 주장은 경기 후 가장 먼저 상대팀에 사과했다.
상황은 이랬다.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맞붙은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 두팀은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한팀이 역전하면, 다른팀이 다시 동점을 만들고의 반복이었다.
'문제의 장면'은 7회말에 나왔다. 홈팀 두산의 공격. KIA가 7회초까지 5-3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7회말 두산이 허경민의 1타점 적시타로 1점 차 추격했고 상대 폭투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두산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묘한 행동을 했다. 라모스는 전상현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전상현의 폭투때 3루까지 들어갔다.
스코어 5-5가 되자 KIA 벤치가 투수를 다시 최지민으로 교체했다. 최지민은 역전을 막아야 하는 중책을 어깨에 얹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3루에 있던 주자 라모스가 최지민을 향해 계속해서 소음을 내고 훼방을 놓는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동점이 되면서 양팀 선수들 모두 1구, 1구에 엄청난 집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모스의 제스처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그때 라모스와 가까이에 있던 KIA 유격수 박찬호가 '투수의 투구에 방해가 되니 그런 소리와 동작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결국 최지민이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3루에 있던 라모스는 역전 득점을 하지 못했지만, KIA 선수단이 라모스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 도중 주자가 상대팀 투수를 향해 야유성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분명히 매너에 어긋나는 행위다. 두산 3루 주루코치를 맡고 있는 고토 코지 코치가 이닝이 끝난 후 라모스와 대화하며 주의를 주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이닝이 끝난 후 KIA 베테랑 선수들이 두산 주장인 양석환에게 라모스의 행동에 대해 짧게 어필했고, 두산 선수들도 라모스의 실수에 대한 상황을 인지했다.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흘러 무사 만루에서 김재환의 밀어내기 사구로 두산이 6대5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두산 주장 양석환은 경기가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 나와 가장 먼저 KIA 주장 나성범에게 '미안하다'는 사과 인사를 전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도 내용을 정확히 파악했다. 박흥식 수석코치가 대표로 KIA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라모스가 한국 야구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그런 행동을 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끔 주의시키겠다.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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