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염경엽 감독이 교체를 요청하면서 불거진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교체 건은 디트릭 엔스와 케이시 켈리의 호투로 인해 잠시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그러나 차명석 단장이 미국 현지에 일주일간 다녀오며 후보 투수들의 피칭을 확인하고 돌아온 상황이고 준비는 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현장의 요청이 오면 곧바로 진행시킬 수 있는 스탠바이 중.
그런데 엔스가 다승 1위에 올랐다.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한 엔스는 5이닝 동안 4안타(1홈런) 5볼넷 4탈삼진 2실점의 다소 불안한 피칭을 했지만 타선의 폭발로 일찌감치 승부를 가르면서 8대2로 승리해 시즌 7승째(2패)를 거머쥐었다. KIA 제임스 네일, 키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함께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4.79를 기록 중이다.
생존 경쟁 중인 동료 켈리는 전날 6이닝 8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는데 3승6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하고 있다.
이닝 수는 1경기 적게 던진 켈리가 74⅔이닝으로 73⅓이닝을 던진 엔스보다 더 많다. 평균자책점은 엔스가 앞서지만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그런데 다승 차이가 큰 것은 득점지원이 달랐기 때문. 유독 엔스가 등판한 날 LG 타선이 터지며 득점이 많았다.
엔스가 등판한 14경기에서 LG가 뽑은 점수는 총 93점으로 경기당 평균 6.6점이었다. 올시즌 LG의 평균 득점이 5.8점이니 0.8점을 더 뽑았던 것. 엔스가 등판하는 동안 타선이 얼마의 득점을 했는지를 보는 득점 지원의 경우 평균 4.4점이었다. LG는 엔스가 나온 14경기에서 10승4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엔스가 부진한 날도 있었지만 패전이 2번 밖에 없었던 것도 그만큼 타선이 터져 패전 위기를 없애준 덕분이었다.
엔스와 비교하면 켈리는 타자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케이스다. 켈리가 등판한 13경기에서 LG는 7승6패를 기록했다. 6번의 패배 중엔 1점도 뽑지 못한 무득점이 3번이나 있었다. 13경기의 총 득점이 54점 뿐으로 평균 4.2득점을 했다. LG의 시즌 평균 득점보다 1.6점이나 적었다.
켈리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득점 지원도 평균 2.4점에 불과했다. 엔스보다 턱없이 적은 지원을 받고 던져야 했다.
8일 KT전도 엔스가 볼넷을 남발하며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는 동안 LG 타선은 KT의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1회초부터 계속 두들기며 점수를 뽑아 6회초까지 8-2로 앞서면서 엔스에게 승리 투수를 안겨줬다.
교체가 공식화 되면서 둘의 생존 경쟁이 시작된 이후 각각 3번의 등판을 했다. 엔스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 켈리는 2승무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다. 엔스는 17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허용하고 9개의 볼넷을 내주고 19개의 삼진을 뽑아냈고, 켈리는 18이닝 동안 17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볼넷은 1개에 불과했고 삼진은 6개였다.
엔스는 좋은 구위로 삼진을 많이 뺏지만 제구가 불안하고, 켈리는 안정적으로 승부를 펼쳐 볼넷은 거의 없지만 대신 안타를 많이 맞고 있는 편이다.
둘이 지금처럼 계속 좋은 피칭을 한다면 당연히 교체는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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