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홈런 친다고 무조건 팀 이기게 하는 건 아니지!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치는 사람도, 보는 팬들도 짜릿하다. 그리고 홈런만큼 점수를 쉽게 뽑을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래서 홈런타자는 리그에서 가장 대우 받는다.
하지만 수비도 중요하다. 아무리 점수를 많이 내도, 수비가 망가지면 이길 수 없는 게 야구다. 공격도 중요하지만 수비 플레이 하나가 팀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가 제대로 보여줬다.
이성규는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2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중요한 경기였다. 이 경기에 지면 최하위 키움에 스윕을 당할 위기였다. 그런 가운데 이성규가 공-수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먼저 공격. 1-0 살얼음 리드를 하던 2사 만루 천금의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결승타는 아니었지만 팽팽한 경기 흐름을 깨는, 호투하던 상대 에이스 헤이수스를 침몰시키는 값진 안타였다.
2S으로 몰려 불리했다. 3구 몸쪽 높은 직구가 유인구로 왔는데 커트해냈다. 키움 포수 김재현은 같은 코스를 또 요구했다. 헤이수스가 사인을 따랐다. 그런데 공이 높게만 들어오고 가운데로 살짝 몰렸다. 비슷한 코스가 눈에 익은 이성규가 마치 도끼로 찍듯 스윙을 했고, 타구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르게 빠져나갔다.
이성규는 올시즌 기대 이상의 장타력을 과시하며 삼성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시즌 홈런이 벌써 10개다. 2020년 10홈런 커리어하이 시즌 기록 경신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다만 펀치력에 비해 정교함이 떨어진다. 이 경기 전까지 타율 2할4푼8리였다. 이날도 귀중한 안타 덕에 살았지만, 삼진을 3개나 당했다. 홈런이 10개인데, 타점이 30개가 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홈런 외에 타점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32안타 중 홈런이 10개면 엄청난 비중이다. 홈런 욕심도 좋지만, 조금 더 타격을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듯.
대신 이날은 방망이와 함께 수비에서 엄청난 일을 해냈다. 키움이 1-7로 따라온 7회말 2사 만루 위기 상황. 타석에는 최근 주장 완장을 차고 물오른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송성문이 들어섰다. 송성문은 바뀐 투수 김재윤의 공을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잡아당겼다. 우중간을 가를 걸로 보인 타구. 빠졌으면 3타점이었다. 4-7, 경기는 알 수 없는 흐름을 탈 뻔 했다. 하지만 이 순간 이성규가 몸을 날려 송성문의 타구를 걷어냈다. '슈퍼캐치'라는 말 외에는 설명이 안되는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만루홈런만큼 값진 수비였다. 이렇게도 팀에 공헌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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