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직구장에서 야구하는 건 너무 즐겁고 뿌듯한 일이다."
'사직 예수'가 또한번 미소를 머금었다. 시즌초 부진은 어느덧 먼 과거의 일이 됐다.
윌커슨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7⅔이닝 3실점으로 역투, 시즌 6승째를 따냈다. 삼진 7개는 덤. 윌커슨의 호투 속 롯데는 5대3으로 승리했다.
올해 윌커슨의 10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다. 선발진도, 불펜도 흔들리는 롯데의 '늘푸른소나무'다. 35세의 나이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제구 위주의 투수라는 선입견과 달리 직구 구위가 살아있다. 탈삼진 72개로 전체 8위다.
경기 후 만난 윌커슨은 '팀의 버팀목'이란 평가에 대해 "난 스스로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웃었다. 이어 "지금 우리 투수들이 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끝까지 두고보라. 다들 너무 좋은 투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경기에서 KBO리그 통산 724일만의 완봉을 이뤄냈던 그다. 이날도 경기 중반까지 투구수가 매우 적었다. 2경기 연속 완투에 도전할 생각은 없었을까. 윌커슨은 "7이닝 정도 가는게 목표였다. 다행히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온 덕분에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2타자 더 상대해보자는 생각이었다. 2아웃을 잡았으니까,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웃었다.
한때 퇴출론까지 제기됐던 시즌초 부진은 이제 완전히 잊혀졌다. 윌커슨은 "루틴을 맞춰가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제 루틴이 완벽하게 정립됐다. 꾸준히, 열심히, 잘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도 윌커슨의 호투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 윌커슨이 지난 경기 완봉에 이어 오늘도 7⅔이닝을 너무 잘 던져줬다"며 거듭 찬사를 보냈다. "더블헤더라 정말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줘서 고맙다. 선수들을 격려해주고 싶다"는 속내도 전했다.
이날 사직은 2만2758석 전체가 매진됐다. 현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응원 뿐 아니라 마운드를 내려가는 윌커슨을 향해 폭풍 같은 환호를 선물했다. 윌커슨을 짜릿하게, 새롭게 살아나도록 만드는 힘이다. 사령탑도 "하늘색 유니폼으로 야구장을 가득채워 열렬하게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오늘도 매진이다. 부산 팬들은 늘 이렇게 많이 와주시고, 정말 멋진 응원을 해준다. 내가 이런 응원을 받으며 야구하는게 너무 재미있고 기쁘다. 정말 기분좋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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