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민국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한국전 패배 후 눈물을 쏟는 중국 골키퍼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손흥민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6차전을 1대0 승리로 끝마친 뒤 골대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중국 수문장 왕달레이(산둥 타이산)에게 달려와 '위로의 포옹'을 건넸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경기 후 왕달레이는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손흥민이 달려와 위로했다"고 해당 장면을 조명했다. 손흥민은 왕달레이를 꼭 안아준 뒤, 귓속말도 속삭였다. 손흥민은 '중국 손흥민' 우레이(상하이포트)도 안아줬다.
손흥민은 이날 90분 풀타임 동안 폭발적인 스피드와 센스 넘치는 드리블, 날카로운 슈팅 등 '월클' 실력을 뽐내며 중국 수비진에 공포를 안겼다. 경기 막바지 중국 선수들은 손흥민을 막기 위해 고의적으로 비매너 반칙을 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경기 중 중국 원정팬의 도발과 야유에 양 손으로 '3'과 '0'을 만들어 지난해 11월 한-중전 3-0 스코어를 상기시켰다. 중국 입장에선 도발로 받아들여질 법하지만, 경기 후엔 상대 선수를 위로하는 매너를 잊지 않았다.
왕달레이는 후반 16분 이강인(파리생제르맹)에게 결승골을 헌납해 0대1로 패한 경기를 마치고 "복잡한 감정이다. 우린 홈에서 태국을 꺾지 못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했지만, 팀을 도울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왕달레이는 전반 손흥민과 이강인의 중거리 슛, 후반 권경원(수원FC)의 헤더 등을 선방하며 제몫을 다했다. 하지만 중국은 선제실점 후 경기를 뒤집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내내 수비만 했다. 왕달레이는 한국 앞에서 무기력한 중국 축구에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절망했을 법하다.
하지만 중국엔 행운이 따랐다. 뒤이어 열린 태국-싱가포르전은 태국의 3-1 승리로 끝났다. 중국과 태국은 승점(8점)과 득실차(+0)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중국이 한국(16점)에 이은 조 2위로 3차예선에 진출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4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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