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의미 있는 대기록 작성. 하지만 웃을 수가 없었다.
KIA 타이거즈의 '해결사' 최형우(41)는 11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4-4 동점이던 7회초 고효준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최형우는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하던 KBO 역대 최다 루타(4077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역대 2번째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최형우는 이날 첫 타석이었던 1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SSG 드류 앤더슨으로부터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두 타석에서 각각 볼넷과 땅볼에 그쳤으나, 팀이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다시 리드를 가져오는 장쾌한 아치를 그렸다.
하지만 웃을 수가 없었다. KIA는 8회말 박지환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한 뒤, 9회초 이우성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결국 6대7로 패했다. 0.5 경기 차 였던 선두 LG 트윈스가 이날 삼성 라이온즈에 패한 가운데, KIA가 승리했더라면 사흘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기에 더욱 뼈아픈 끝내기 패였다. 최형우의 기록 작성도 그렇게 빛이 바랬다.
최형우의 올 시즌 활약, 불혹을 넘긴 선수라곤 믿기지 않는다.
KIA가 치른 65경기 중 61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6리(232타수 64안타) 10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2다. 4월까지 타율이 2할5푼2리에 머무르면서 우려를 자아냈으나, 5월 한 달간 타율 3할7리, 4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면서 다시 페이스를 되찾았다.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올해도 120안타 이상은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0시즌 이후 4시즌 만의 20홈런-100타점 시즌도 가능해 보인다.
개인 통산 최다 2루타(505개)와 최다 타점(1592개)에서 최형우는 이미 출전 할 때마다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제 최다 루타 부문에서도 안타 1개만 더 치면 새로운 역사를 만들게 된다.
최형우는 자신의 기록을 논할 때마다 "오래 뛰니까 따라오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곤 한다. '오래 뛰기 위해' 남몰래 했던 노력과 땀, 눈물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팀의 맏형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한 걸음 더 옮기면 전설을 넘어서는 그는 과연 행보의 끝자락에서 어떤 말을 남기게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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