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번 군생활(국군체육부대)이 이재원에겐 엄청 중요하다."
1군 한자리를 보장하겠다 말할 만큼 아꼈던 제자. 하지만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팡파레조차 함께 하지 못했다.
'염갈량' 염경엽 LG 감독이 '잠실 빅보이' 이재원(25)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재원은 올해 국군체육부대(상무) 2차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 한동희 이진하 이태연, 키움 김재웅 박찬혁, 두산 이원재 윤준호, KT 류현인, 삼성 김재상 등이 입대 동기들이다.
서울고 출신 이재원은 부산이나 이대호와는 큰 관련이 없다. 그런데 별명이 무려 '잠실 빅보이', '제2의 이대호'다. 이재원이 프로 무대에서 보여준 가능성, 그 충격이 엿보이는 별명이다.
4년간 1군에서 뛴 통산 성적은 220경기를 뛰면서 타율 2할2푼2리 2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01로 아쉬움이 남는다. 커리어하이였던 2022년, 이재원은 타율 2할2푼4리 13홈런 43타점, OPS 0.769를 기록했다. 어린 거포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보여줬던, 강렬했던 한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부진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조차 제외됐다. 대신 그 자리를 꿰찬 김범석의 올해 성장세를 보면, 더 아쉬움이 남는다.
올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의 연습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고우석을 상대로 122m 짜리 투런 홈런포를 쏘아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단 한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확실하게 스스로를 가다듬으라는 염경엽 감독의 배려였다. 입대하는 이재원에게 숙제도 던졌다.
"퓨처스를 장악하고 오라고 했다. 지금 1군에서 잘하는 선수들, 2군에선 다들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 정도 해야 1군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비전이 보인다. 최형우처럼 커주면 좋겠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 이야기를 하면서 한숨과 함께 짧은 상념에 잠겼다. 이어 "2년 동안 제발 (타격)폼 바꾸지 말라고 했다. 맨날 이렇게저렇게 타격폼만 바꾸다 지금 몇년이 흘렀나"라며 아쉬워했다.
"자기 야구를 확실하게 정립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돼야한다. 이재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난해 입대 예정이었던 이재원을 잡았던 게 바로 염경엽 감독이다. 직접 가르치고 이끌어주고자 했다. 하지만 거듭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사령탑은 자기 관리 실패로 본다.
그는 "전에 2군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간 낭비하면 안된다"는 일침도 잊지 않았다. 스스로가 바뀌지 않으면 빼어난 야구 재능을 썩히게 될 거란 걱정이다.
"그동안 충분히 경험했는데, 성공했냐 이거지. 실패했지 않나. 몇년을 했는데 성과가 없다? 그럼 버리라는 거다. 그걸 2년동안 또 반복하고 오면 똑같은 결과에 시간만 버리는 거다. 야구 인생 길지 않다. 남은 시간 확실하게 해야한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가 성장해야 선수도 좋고 감독도 좋은 것 아닌가. 이렇게 한달, 안되니까 저렇게 한달, 제발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상무는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부담도 덜하다. 확실하게 자기걸 만들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LG의 미래 거포로 기대받았던 이재원, 그의 제대는 2025년 12월이다. 2026시즌은 고스란히 LG의 품에서 다시 준비할 수 있다. 1년반 동안 사령탑의 당부만큼 알차게 성장해 돌아올 수 있을까.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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