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손이 '떨림'으로 인해 통제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될까?
흔히 수전증이라 불리는 '본태성 진전'은 손, 머리, 몸통, 목소리에서 규칙적 떨림을 호소하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주로 글씨를 쓸 때나 숟가락을 들 때, 물컵을 들 때 주로 나타난다. 이 증상을 느끼는 환자들은 타인이 자신의 모습을 봤을 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을 느껴 사회적 관계 유지에 문제를 호소하기도 한다.
강남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유지연 부장은 "최근 내원한 한 20대 환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취업까지 포기했다"며 "환자들 대부분이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소심한 성격탓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본태성 진전' 환자는 6만 5235명이다. 의료계는 우리나라 인구 중 약 50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며, 60대 이상은 5~10%가 크고 작은 떨림을 겪는다.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태성 진전의 원인은 현재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력 가설에 따르면 소뇌 혹은 소뇌-척수 운동 신경로의 노화, 퇴행으로 인해 발생한다. 증상은 나이가 들수록 진동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특정 행위를 할 때 더 많이 떨린다.
본태성 진전의 진단은 환자의 질병 이환 정도 및 발병 이력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다른 국소 부위에 떨림이 없는지 관찰하고 파킨슨병 및 다른 운동질환, 윌슨병, 약물로 인한 2차성 떨림 증상이 아닌지 감별해야 한다. 자가 진단은 아르키메데스 나선 그림을 그려보게 하거나(본태성 진전 환자는 매끄러운 곡선을 그리지 못함) 손을 쭉 뻗었을 때 떨리는지를 보고 파악해 볼 수 있다.
본태성 진전은 충분한 수면, 카페인 섭취량 줄이기,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 등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유지연 부장은 "생활습관 교정과 악화요인을 제거하는 방법만으로도 본태성 진전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부작용이 경미한 약물치료로 환자의 3분의 2 정도는 떨림증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본태성 진전의 치료로 사용되는 가장 보편적 약물로는 베타 수용체 차단제가 있다. 다만 혈압을 떨어뜨리거나 심박수를 느리게 하는 부작용이 있어 노인 환자들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주의를 요한다. 긴장,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때는 벤조다이아제핀 계통의 안정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다면 '뇌심부 자극술' '고집적 초음파 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뇌심부 자극술은 미세한 전극을 뇌에 삽입, 특정 부분에 전기 자극을 줘 떨림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고집적 초음파 수술은 두개골 사이 한 곳에 초음파를 집중적으로 조사, 이로 인해 발생한 열에너지로 병소를 응고하거나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유지연 부장은 "본태성 진전은 환자의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경중 여부가 달라진다"며 "질환으로 사회생활이 위축되거나 일상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뇌신경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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