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울며 겨자먹기 떠돌이 신세?'
K리그 부산 아이파크가 구덕운동장 시대를 다시 연다. 13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구단은 오는 29일 성남FC와의 2024시즌 K리그2 20라운드부터 구덕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이로써 지난 2일 수원 삼성전을 끝으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시대는 또 막을 내리게 됐다. 2003∼2015년 아시아드주경기장, 2016~2021년 구덕운동장, 2022년 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재이전을 전전하던 부산 구단은 2년6개월 만에 다시 구덕운동장으로 이전한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데에는 부산시의 '필요'에 의해서다. 3년 전 구덕에서 사직(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올 때는 구덕운동장 개·보수 공사를 위해서였고, 이번 구덕으로의 '회군'은 내년에 부산서 열리는 106회 전국체육대회 때문이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의 육상 트랙 등에 대한 대대적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당초 예정은 오는 8월 24일(김포FC전)부터 구덕 홈경기를 하는 것이었는데 2개월 앞당겼다. 지난 8일 열린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의 케이팝 콘서트에 밀려 아시아드주경기장의 가변석(다이내믹 스탠드) 등 중요 설치물을 임시 철거한 데다, 매년 그랬듯이 그라운드 잔디도 훼손됐다. 결국 구단은 '이왕 짐을 뺀 김에 일정을 앞당겨 이사가자'고 결정했다.
추억의 '축구성지' 구덕운동장을 되찾은 것인데 부산 구단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떠돌이 신세도 서러운데, 구덕운동장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부산시 등 주변의 '홀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덕운동장으로 이전할 때 가장 큰 난항은 가변석과 서포터스석 처리 문제였다. 골대 뒤 서포터스석(200석)과 본부석 맞은 편 가변석(1234석)은 너무 광활한 아시아드주경기장의 특성상 부산 팬들의 관전 편의를 위해 전용구장 느낌이 나도록 설치한 것이다. 3년 전 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올 때 부산 구단이 4억여원을 들여 마련했다.
구덕운동장도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에 트랙이 깔린 종합경기장 형태라서 팬 서비스를 위해 이들 임시 관중석을 옮겨 가고 싶었다. 하지만 구덕운동장을 훈련장으로 사용 중인 지역 체육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포터석과 가변석이 구조적으로 트랙 일부를 점유하는데 훈련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나마 규모가 작은 서포터스석은 이동이 가능하지만 홈경기마다 철거-재설치를 하려면 회당 200만원 가량의 작업비를 구단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부산시가 중재자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운데 구단과 체육단체는 협의만 거듭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부산시는 연고 프로스포츠 가운데 축구에 대한 홀대가 심하기로 유명하다. 전통적으로 프로야구(롯데 자이언츠)는 부산의 상징처럼 여기고, 새로 연고 이전한 프로농구(부산 KCC)에 대해서는 박형준 시장까지 나서 '적폭 지원'을 선언할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축구는 '천덕꾸러기' 신세나 다름없다.
축구전용구장 공약은 하세월인 것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의 광고 후원도 없다. 울산 HD, 전남 드래곤즈, 포항 스틸러스의 경우 기업 구단인데도 연고 지자체가 유니폼 광고 후원으로 관심을 표하지만 부산에는 과거 사례조차 없다. 경기장 사용 관련 협의에서도 부산 구단이 '속앓이'만 한다는 사실은 축구판에서 오래 전부터 알려진 바다. 구단 관계자는 "가변석은 국내 최초로 K리그에 도입했던 것이다. 부산 축구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원만한 해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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