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김)도영아, 너 지금 실책이 세계 1위다. 1위."
최고의 타격 재능으로 '천재소년'이라 불리는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 하지만 수비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실책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15일까지 김도영의 수비 실책 개수는 16개. 리그 1위다. 아직 반환점을 돌지 않은 시점에서 실책 16개는 무척 많은 숫자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실책 불명예 기록은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이 보유하고 있다. 김혜성은 2021시즌 유격수와 2루수로 뛰면서 3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금의 페이스라면, 김도영이 김혜성의 기록을 깰 수도 있다.
사실 김도영도 수비에 대한 고민을 하고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KIA 코치들도 김도영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근에는 내야수 출신인 박기남 수비코치와 조재영 주루코치가 앞장서서 대선배들의 글러브가 어떤 스타일인지 살펴보게끔 하기도 했다.
지난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정상급 수비를 자랑하는 두산 3루수 허경민 앞에 김도영을 데려간 코치들은 "허경민 수비 모음 영상 10분짜리를 보내주면서 공부하게끔 하고 있다", "허경민이 쓰는 글러브는 어떤지 한번 써보게 해달라"고 직접 부탁을 했다. 허경민은 김도영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글러브를 선물했다.
또 이번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는 KT 주전 3루수 황재균을 찾아갔다. 박기남 코치가 황재균의 글러브를 살펴보게끔 주선에 나섰고, 황재균은 흔쾌히 글러브를 건넸다.
박기남 코치는 김도영에게 "지금 실책이 세계 1위"라며 애정 섞인 핀잔을 줬고, 김도영은 머쓱하게 웃었다. 프로 3년차인 김도영은 사실 올해가 풀타임으로 뛰고 있는 첫 시즌이나 마찬가지다. 2022시즌에는 부상과 부진 속에 103경기만 뛰었고,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전반기를 제대로 뛰지 못하면서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실책 수가 덜 부각됐다.
그런데 본격적인 주전 3루수로 뛰는 올 시즌은 타격에서 펄펄 나는 만큼, 수비 실책 수도 돋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 강한 어깨와 반사 신경을 타고났지만, 순간적인 포구 동작에서 공을 놓치는 경우들이 나온다. 이게 실책으로 연결된다. 김도영은 15일 KT전에서 4회 장성우의 3루수 앞 땅볼 타구를 놓치면서 주자들을 모두 살려줘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고 실점으로 연결됐었다. 올 시즌 16번째 실책이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 최정이나 허경민, 황재균 등 성공한 선배들은 모두 타격 재능만큼이나 탄탄한 수비력이 있었기 때문에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김도영은 KIA의 주전일 뿐 아니라 앞으로 국가대표 주전으로도 확실히 성장해줘야 하는 선수다. 실수를 줄이면서 더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처음부터 완벽하진 않았다. 김도영에게도 충분한 시간이 있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