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강한 2번이 해법 될까.
KIA 타이거즈와 이범호 감독의 소크라테스 살리기가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KIA는 14일과 1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2연승을 달렸다. 16일 3연전 마지막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4연속 루징시리즈 기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치열한 선두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다시 치고나갈 수 있는 상승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 중심에는 살아나고 있는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가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14일 1차전 2타수 1안타 1볼넷 1사구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11대1 대승에 공헌했다. 15일 2차전은 안타가 1개 뿐이었지만, 5회초 터뜨린 천금의 결승 2루타였다. 2대1 1점차 승리였으니 이 결승 타점이 얼마나 값진가. 그리고 수비도 압권이었다. 3회 상대 선두타자 김상수의 안타성 타구를 그림같은 다이빙캐치로 걷어냈다. 경기 초반 상대팀에서 가장 강한 로하스, 배정대 등 상위 타순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김상수가 안타나 2루타로 살아나갔다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뻔 했다. 결승타만큼 가치있는 호수비였다.
소크라테스가 이 2경기에 모두 2번타자로 나간 게 눈에 띈다. 소크라테스는 KIA 유니폼을 입은 후 외국인 타자답게 주로 중심타순에 배치됐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6~7번으로 내려가는 정도였지, 2번으로 나간 건 많지 않았다. 소크라테스가 2번타자로 출전한 건 2022년 8월3일 한화 이글스전이 마지막이었다. 총 7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사실 14일 첫 경기 소크라테스를 2번에 배치한 건 단순한 이유였다. 이날 상대 선발이 KT 에이스 쿠에바스였는데, 쿠에바스를 상대로 잘쳤던 최원준과 소크라테스를 테이블세터로 배치해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KIA는 4연속 루징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5연속 루징의 분수령이 될 첫 경기 쿠에바스 격파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했다.
효과가 나쁘지 않았다. 3출루를 하며 밥상을 제대로 차렸다. 아찔한 헤드샷이 나오기도 했지만, 헬멧에만 공이 스쳐 천만다행이었다. 이 감독의 촉이 발동했고, 15일은 KT 선발이 좌완 벤자민이었지만 2번 소크라테스를 바꾸지 않았다. 반대로 1번은 최원준에서 이창진으로 교체했다. 소크라테스는 그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소크라테스는 올해도 개막부터 고생이었다. 2022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후, 초반 부진해 퇴출설이 나오면 그 다음 각성하고 올라오는 게 반복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심재학 단장이 미국에서 타자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엄청난 힘을 내고 있다. 11일과 12일 SSG 랜더스전 연속 3안타를 치는 등 최근 10경기 타율이 무려 3할9푼4리다.
2번 자리가 잘 어울려 보인다. 최근 야구는 '강한 2번'에 힘이 실리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도슨이 2번 자리에서 맹활약중이다. 소크라테스가 홈런을 30~40개씩 치는 타자라면 모를까, 지난 시즌 20개가 최다인 중자거리형 타자다. 2022 시즌 160개, 지난 시즌 156개 안타를 치는 등 정확도가 좋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카드가 나빠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중심'이라는 선입견을 버려도 될 것 같다.
KIA가 크게 칠 타자, 해결사가 없다면 모를까 최근 41세 최형우가 '회춘 모드'로 타점을 쓸어담고 있다. 3번 김도영은 완벽한 고정 상수다. 부진의 늪에 빠진 나성범만 제 자리를 찾는다면 금상첨화다. 이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박찬호-최원준-김도영의 1-2-3번 타순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봤는데, 박찬호와 최원준이 타격에서 기복을 보이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크라테스 2번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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