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확률이 훨씬 높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소크라테스를 2번에 배치한 건 단순한 '감 야구'가 아니었다. 확률적 분석이 가미된 선택이었다. 앞으로 당분간은 '테이블세터' 소크라테스를 보게 될 전망이다.
2022년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KBO리그에 입성한 소크라테스. 3시즌 연속 '복붙'이다. 시즌 초반 부진하다 퇴출설이 나오면, 귀신같이 살아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죽을 쑤다, 최근 불꽃 타격으로 이범호 감독을 웃음 짓게 하고 있다. 16일 KT 위즈전 무안타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최근 10경기 타율 3할7푼1리다. 바닥을 쳤던 시즌 타율도 2할8푼까지 올라갔다.
눈에 띄는 건 지난 주말 KT 3연전부터 소크라테스가 2번에 배치됐다는 것. 한국에 온 후 외국인 타자 자존심으로 주로 클린업트리오에 배치되는 게 대부분이었다. 14일 KT와의 첫 경기 2번으로 나서기 전 소크라테스가 2번타자로 출전한 건 단 7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그 마지막도 2022 시즌이었다.
소크라테스가 2번을 치고, 14일 11대1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3경기 연속 테이블세터에 배치됐다. 처음 소크라테스의 타순을 끌어올린 건 당시 선발이었던 KT 쿠에바스를 상대로 강하다는 이유였는데, 계속 2번을 밀어붙인 건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소크라테스는 찬스에서 치는 것보다 주자가 없을 때 타격을 하는 게 확률적으로 훨씬 높은 것 같았다. 그래서 2번에 놓으면 어떨까 했는데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렇다면 앞으로도 쭉 2번으로 갈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묻자 "좋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 데이터팀에서도 소크라테스를 분석하면 주자가 없거나 주자가 1명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갈 때 여러 면에서 좋다고 하더라. 내 느낌으로도 주자가 많이 깔려있을 때보다 소크라테스가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이 현재로서는 나아보인다. 소크라테스가 찬스만 만들어주면 김도영, 최형우로 연결이 되니 우리 입장에서는 점수를 수월하게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찬스에서 외국인 타자로 뭔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지치도록 내버려두는 것보다, 편한 상황에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를 기대하는 것. 소크라테스는 원래 홈런타자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라 '강한 2번'이 더 어울릴 수 있다.
이 감독은 소크라테스의 최근 부활에 대해 "간절함이 생겼을 거다. 본인에 대해 말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워낙 성실한 선수인데, 초반 주눅이 조금 들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자기 야구가 되니까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타석에서도 존을 좁혀 자기 공만 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 심리적으로 편안하니 방망이 컨디션도 올라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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