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강철매직'이 이번엔 오재일을 녹였다.
KT 위즈 오재일은 18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필승조를 풀가동하며 6대4, 2점차로 승리하며 4연패를 탈출한 KT의 1등 공신이었다.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4경기 만에 처음. 그것도 4번타자 출전이다. 지난달 28일 친구이자 1루수, 4번타자, 거포라는 공통점과 좌-우타자라는 차이가 있는 박병호와의 맞트레이드가 전격 발표되며 KT 유니폼을 입었다. 박병호가 KBO리그 통산 388홈런에 빛나는 역대급 거포지만, 오재일 역시 20홈런을 6번이나 넘기며 두산 왕조의 중추 역할을 했던 타자다.
맞트레이드 상대인 박병호는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후 4번타자로 자리매김하며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포, 쐐기 포 등 홈런 5개를 때렸다. 반면 오재일은 주춤했던 게 사실.
하지만 오재일은 "TV도, 인터넷도 안 했다. 병호가 잘하는줄도 몰랐다. 다른 팀 경기는 안본다"고 했다. 오직 자신의 야구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내가 야구를 잘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좀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트레이드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1할2푼2리(41타수 5안타)에 그쳤던 오재일로선 모처럼 멀티히트 맹타를 휘두른 경기였다. 첫 타석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이어 4회말 2번째 타석에선 펜스 직격 1타점 2루타를 쳤다. 7회말에도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지만, 안타를 기록했다.
오재일은 "첫번째, 두번째 타석 모두 칠 때는 홈런 같았는데, 넘어가지 않아서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안타가 되서 다행이다. 타격감이 점점 올라올 수 있다"며 미소지었다. 트레이드 이후의 심경에 대해서는 "하루아침에 이사하게 되면 사람이 생각이 많아진다. 갑자기 다른 곳에서 살아야하니까"라며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고 있음도 밝혔다.
그가 모처럼 편안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비결은 다름 아닌 이강철 KT 감독의 리더십이다. 베테랑 선수를 격려하고 보듬어 클래스를 이끌어내는데 독보적인 이른바 '강철매직'이다. 선발라인업에서 빠지는 날도 많았지만, 그는 "이렇게 따뜻한 감독님은 처음 만나본다. 매일매일 좋은 말을 해주신다. 덕분에 '하루 한 타석이라도 내 역할에 충실하자'고 다짐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현대 유니콘스에서도 함께 했던 유한준 코치가 KT 적응에 특히 큰 힘이 됐다고.
마침 그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김태형 롯데 감독이 반대편 더그아웃에 있는 날이었다. KT 이적 후엔 첫 만남이다. 오재일은 "김태형 감독님은 당근과 채찍을 함께 주신다. 오늘 무서워서 인사를 못드렸다. 한번 혼내고, 한번 따뜻한 말을 건네시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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