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기록은 정말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안타를 쳐서 팀이 이기는게 기쁠 뿐이다."
서른살 손호영에게 대기록은 '덤'이다. 그만큼 담담했다. 조금의 떨림이 있다면, 부모님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중시리즈 2차전에서 장단 13안타에 고비 때마다 쏟아진 상대의 실책 5개를 더해 13대5, 대승을 거뒀다.
롯데의 상승세 중심에는 손호영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이 있다. 손호영은 이날 1회초 무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첫 타석부터 기록을 이어감은 물론, 팀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 됐다.
이날 경기까지 29경기 연속. 이명기 박재홍(이상 28경기)을 넘어섰다. 이제 역대 4위다. 손호영의 앞에는 김재환(30경기) 박정태(31경기) 박종호(39경기, 2시즌에 걸친 기록)만이 남았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손호영에게 여유가 있었다. 그는 "내일 당장 기록이 깨져도 1도 상관없다. 지금 안타를 치는 건 오로지 팀이 이기기 위해서일 뿐"이라며 "난 작년까지 아무것도 아닌 선수였는데…오늘 다들 잘쳐서 깜짝 놀랐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으?X으?X하는 속내를 전했다.
오히려 본인보다 주변에서 신경을 많이 쓴다고. 지인들은 물론 팀 동료들도 좀처럼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손호영은 "아마 절 배려해주시는 것 같다. 감사하다"며 웃었다.
롯데 킬러로 유명한 고영표를 상대로 첫 2이닝 동안 6득점을 따내며 초토화시켰다. 손호영은 "다들 전력분석을 열심히 한 것 같다. 워낙 잘 던지는 선배인데, 타자들의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 하나 제대로 노리자는 마인드가 잘 통했다"고 돌아봤다. LG 시절 고영표와의 전적에 대해서는 "2타석 못 치고 쫓겨났다. 그날 바로 2군 내려갔다"고 회상했다.
올시즌 상승세에 대해서는 엉뚱한 답변이 나왔다. 손호영은 "그동안 얻지 못했던 기회를 올해 다 얻고 있는 게 아닐까. 못친거 올해 다 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2스트라이크 전에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점에 대해선 "LG 시절부터 그렇게 공략해왔다. 롯데 와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뜻밖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손호영은 "오늘 부모님이 오셨다. 아마추어 시절 이후 처음이다. 그래서 욕심을 냈던게 좋은 흐름이 이어지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손호영은 첫 타석 안타 후 땅볼-땅볼-삼진에 그쳤다.
"본가가 의왕 쪽이고, 오늘 마침 수원 경기니까 모셨다. 전에는 내가 경기에 나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LG 시절 한번 현장에 오셨는데, 내가 출전을 못해서 마지막 인사하는 모습만 보고 가셨다. 주전도 아닌데 와서 다른 선수만 보다 가면 안되니까, 전에는 오지 마시라고 했다. 오늘이 처음이다. 이젠 당연히 선발 출전한다는 마음으로 당당히 모셨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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