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어딜 그냥 넘어가?
국제단체까지 가세했다. 손흥민(토트넘) 인종차별 사태에 다시 불이 붙었다. 소속팀 토트넘과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흐지부지되는 모양새였는데 차별금지 자선단체 킥잇아웃(Kick it out)'이 등장했다.
'킥잇아웃(Kick it out)'은 20일(한국시각) '우리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에 대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 이에 관한 보고서는 이미 클럽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킥잇아웃은 스포츠에서 차별을 근절하자는 취지로 1993년에 설립됐다. 킥잇아웃은 '우리는 스포츠에 대한 사랑으로, 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왔다. 평등과 포용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1997년에는 모든 차별에 맞서기 위해 사업을 확장했다.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은 언젠가 축구에 더 이상 우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이를 보도하며 힘을 실었다. BBC는 '차별금지 자선단체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팀 동료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비방을 한 것에 대해 상당한 수의 불만을 접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킥잇아웃은 '우리는 벤탄쿠르가 잘못을 시인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는 동아시아 및 더 넓은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우리는 다음 시즌에도 이러한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보거나 들으면 신고하세요'라며 인종차별 문제를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사건이 발생한 15일부터 관련 사항을 외면하고 있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고국 우루과이 방송에서 사고를 쳤다.
우루과이에서 코파아메리카 대회를 준비하던 그는 자국 방송에 출연했다. 진행자가 손흥민 유니폼을 요청하자 벤탄쿠르는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 사촌이어도 모를 것"이라며 동양인 외모를 비하했다.
그는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했다. 부랴부랴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의 철자를 Sony로 틀리게 적고 24시간이면 삭제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이용해 논란만 키웠다. 벤탄쿠르의 사과문은 16일에 이미 사라졌다.
토트넘은 그저 방관했다. 그렇다고 아예 숨은 것도 아니다. 토트넘은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 꾸준히 콘텐츠를 올렸다. 유로2024에 참가한 소속팀 선수 활약상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주요 일정 등이 공개됐다. 하지만 이 게시물들은 팬들의 온라인 전쟁터로 전락했다. 인종차별 퇴출과 해명을 요구하는 이들과 벤탄쿠르가 사과를 했는데 무엇을 더 해야하느냐는 의견들이 충돌했다.
토트넘 구단 내부 소식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진 에이전트 폴 오키프는 "구단이 개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굳이 밖으로 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토트넘은 사태가 조용해 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오키프의 예측대로 이미 내부적으로는 교통정리가 끝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선단체까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한 이상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트넘은 7월 말에 일본과 한국을 거치는 아시아 투어까지 예정됐다. 아시아 팬덤에 대한 정식 사과는 꼭 필요해 보인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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