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웃'을 규정한 KBO 야구규칙 5.09조 <주자아웃>에는 '타자가 주자가 됨에 따라 진루할 의무가 생긴 주자가 다음 베이스에 닿기 전에 야수가 그 주자나 베이스에 태그하였을 경우 포스아웃이 된다'며 '단, 후위주자가 포스 플레이로 먼저 아웃되면 포스 상태가 해제돼 앞 주자는 진루할 의무가 없으지므로 몸에 태그 당하여야만 아웃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요하다. 어쩔 수 없이 하도록 하다'라는 뜻의 '포스(force)'는 '포스상태', 혹은 '포스 플레이'란 야구 용어의 어원이 됐다. '타자가 주자가 됨으로써 앞 주자들이 베이스를 의무적으로 비워줘야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포스 상태의 주자는 선택지가 없다.
오로지 직진, 무조건 진루를 해야 한다. 따라서 수비수가 진루할 앞 베이스를 터치하면 아웃이 된다.
반면, 포스 상태가 아닌 주자는 선택지가 있다.
진루하든 원래 베이스에 머물든 자유롭다. 때문에 수비수는 주자를 직접 태그해야만 아웃이 된다.
이 평범한 차이가 이틀 간 잠실야구장에 착각과 혼돈을 야기했다.
지난 18일 잠실에서 열린 NC-두산전은 포스아웃 상황을 태그아웃으로 오해해 문제가 발생했다.
2-6으로 뒤진 NC의 7회초 공격 무사 1루.
김형준의 땅볼을 두산 2루수가 잡아 1루 주자 김휘집을 태그하려다 실패하고 1루에 던졌지만 타자 세이프. 2루 송구가 이뤄졌고, 2루로 슬라이딩해 들어온 김휘집이 박준영의 태그를 피해 들어갔다며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타자주자 김형준이 1루에서 세이프 되는 순간, 1루주자 김휘집은 '포스상태'가 된다. 수비수가 2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으므로 태그 여부와 관계없이 아웃이 되는 게 맞다.
두산 벤치에선 '포스아웃' 여부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판독실도 착각했다. 오로지 태그 여부에만 집중했다. 결국 번복 없이 세이프.
판독이 끝나 최종심이 내려진 뒤 두산 이승엽 감독이 다시 "포스아웃"을 주장하며 어필을 했다.
4심이 모였고, 합의 끝에 아웃으로 번복했다. 심판이 마이크를 잡고 관중에게도 번복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NC 강인권 감독이 항의에 나섰다. '비디오판독 결과를 뒤집는 법이 어디 있느냐'는 요지의 항의였다.
결과적으로 비디오 판독 결과가 뒤집히는 오심이 되고 말았다.
KBO가 징계에 나섰다.
'야구 규칙을 오적용해 경기 운영에 혼란을 초래한 박근영 심판팀장(1루심), 장준영(2루심), 문동균 심판위원(비디오판독실 판독위원)에 대해 KBO 리그 벌칙 내규에 따라 제재금 각 50만원과 경고 처분'을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다음날인 19일 잠실경기. 또 한번 황당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두산 3루수 전민재가 태그아웃을 포스아웃으로 착각하며 사달이 났다. 4-3으로 앞선 NC 6회초 공격. 1사 1,2루에서 권희동의 내야 플라이를 두산 유격수가 외야 중견수 쪽 잔디 초입에서 잡다 떨어뜨렸다.
3루심이 오른팔을 들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했다. 1루심도 손을 들었다.
하지만 3루심을 등진 채 유격수 플레이 상황에 집중하던 전민재가 송구를 받고난 뒤 3루를 찍은 뒤 2루주자 박건우와 대치상태에 놓였다. 포스아웃을 확신한 전민재는 태그를 하지 않은 채 우두커니 서있었다.
반면, 3루쪽으로 뛰어오며 3루심의 인필드플라이 콜을 확인한 박건우는 슬쩍 몸을 수그려 3루베이스를 찍었다. 태그가 안됐으니 당연히 세이프.
폭투가 이어지며 5-3으로 벌리는 득점까지 올렸다. 결국 NC는 7대5로 승리했고, 박건우가 수훈선수 인터뷰 중 미안함을 표시할 정도로 전민재로선 뼈아픈 판단 미스가 됐다.
그라운드에서 플레이 하나하나에 몰입하는 선수들은 물론,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베테랑 심판위원들도 헷갈린 포스아웃 상황. 이래서 야구가 참 어렵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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