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가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하고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손에 이물질을 묻혔다는 이유에서다. 디아즈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말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를 향했다.
그런데 마운드 주변으로 두 명의 심판원이 다가와 손을 검사하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심판 팀장인 빅 카라파자 3루심이 검사를 주도했다. 디아즈의 오른 손바닥을 만져보더니 끈적한 물질이 나오는 걸 감지했다. 손은 금세 검은색 빛을 띠었다. 디아즈는 로진과 땀, 흙이 결합돼 검은색이 나오고 끈적였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디아즈는 카라파자 팀장에게 손 냄새를 맡아보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라파자 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이물질이라고 판단한 그는 곧장 퇴장 제스처를 보냈다. 디아즈는 규정에 따라 자동적으로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해야 한다.
디아즈는 경기 후 "심판원들은 나를 보자마자 퇴장시키려고 작정한 듯했다. 그들의 일이니까 이해는 한다. 경기의 일부일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이물질 검사는 투구 도중 혹은 이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 심판원들은 매우 이례적으로 디아즈가 던지기도 전에 검사를 진행했다. 카라파자 팀장은 손 뿐만 아니라 모자와 벨트, 글러브 모두 체크했다. 다른 곳에는 별다른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손에서만 유독 끈적한 이물질이 대량 감지된 것이다.
카라파자 팀장은 현지 매체들에 "분명 그것은 로진도 땀도 아니었다. 우리는 수천 번 검사를 해온 사람들이다. 금지 물질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 이번에는 매우 끈적였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퇴장 명령을 내리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없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것은 디아즈는 물론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도 크게 어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멘도사 감독이 곧바로 나와 디아즈와 함께 심판원들에게 몇 마디를 확인했을 뿐 둘은 그대로 조치를 받아들였다. 디아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규정에서 허용하는 물질만 사용했다고 강조했지만, MLB 규정에는 로진과 합법적 물질이라도 과도하게 사용하면 규정 위반으로 간주한다.
멘도사 감독은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룰은 룰이다. 뭔가 배울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디아즈가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오는 7월 7일까지 마운드에 설 수 없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메츠에는 치명적인 전력 손실이다. 이 기간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워싱턴 내셔널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만나는 메츠로서는 선발진 소모가 커질 수 있다.
MLB가 2021년 이물질 검사를 시작한 이래 8명의 투수가 퇴장당했는데, 메츠에서만 3명의 투수가 나왔다. 유일하게 복수의 사례가 나온 구단이다. 나머지 둘은 지난해 4월 20일 LA 다저스전의 맥스 슈어저(현 텍사스 레인저스)와 6월 14일 뉴욕 양키스전의 드류 스미스다. 이 둘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슈어저의 경우 퇴장 판정을 받은 뒤 격렬하게 항의하며 '결백'을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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