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직접 세게 한바탕 하려고 했는데…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지 않나."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이 결국 구단 내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사령탑이 직접 나설 생각도 있었지만, 고민 끝에 구단에 맡기기로 했다.
선두 KIA 상대로 1승1무, 2경기 모두 기적 같은 역전승. 하지만 롯데는 웃을 수 없는 입장이다.
단순한 '시즌중 술한잔' 문제가 아니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곤 하지만, 롯데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
여기에 선발투수로 예고된 선수가 당일 새벽까지 술자리에 함께 있었다는게 문제다.
그러고나서 공을 잘 던졌으면 또 넘어갈 수도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공을 잘 던지면 한번 기회를 줄수도 있다"고 했었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무대다. 선발투수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낸다면, 기회를 못줄 이유도 없었다.
문제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 25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 1⅔이닝 동안 8실점으로 자멸했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다. 일반적인 사회 인식상의 선을 넘은 행동을 했는데, 선수단 전체에게 큰 피해로 이어졌다.
그에 앞서 문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야구 외적인 사생활 문제로 거대한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몸담은 팀과 동료들, 사령탑을 비롯한 코치진, 스폰서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야구만 잘해달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뒷감당을 마쳤다.
정작 시즌 성적마저 참담한 수준이다. 1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단 2번 뿐이다. 그 이닝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들이 지게 마련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무려 9.05에 달한다. 타자들도, 불펜투수들을 돕지는 못할 망정 '짐'이 됐다.
그 마음은 현장을 가득 메운 부산 야구팬들의 강도높은 야유에서도 전해졌다. 사직구장에서 롯데 선수가 단순한 원망도 아닌 진심어린 야유에 직면한 건 보기드문 일이다. 이제 팬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구단에서 좌시할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나나랜드'라는 혹평에 시달리던 시절을 이겨냈고,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가도를 걸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의 의무에서도 해방됐고, 일찌감치 배우자를 맞이하고 아이를 낳음으로 안정된 가정도 꾸리는듯 했다. 영화 같은 성공 스토리에 순박해뵈는 얼굴, 박세웅과는 또다른 의미에서 롯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캐릭터였다. 이제는 그와는 멀어진 평가다.
참고 참았던 명장의 인내심도 끝끝내 터졌다. 시즌 전부터 4선발로 점찍고, 거듭된 부진에도 '나아지지 않겠냐'며 기회를 준 사령탑이다. 김태형 감독은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라며 구단과 징계를 논의했다.
김태형 감독은 "직접, 굉장히. 세게" 한번 할 의향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는 구단의 만류에 응하기로 했다. 구단 규정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구성, 나균안에 대한 치죄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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