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강철 감독은 왜 자취를 감춘 선수 박경수에게 고맙다고 했을까.
KT 위즈가 우여곡절끝에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개막부터 하위권에 맴돌았던 KT지만, 지난 시즌 '꼴찌에서 2등'의 기적을 만들어낸 힘을 올해도 유감없이 발휘중이다. 이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며 "정말 잘 버텼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리고 후반기 우리가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캡틴 박경수 얘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경수가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무 애썼다. 우리 오윤석 2루 수비 좋아진 거 봐라. 경수 도움이 컸다. 선수들 멘탈 유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 분위기가 안좋을 때는 조용히 선수들을 다그치는 것도 있다. 감독이나 코치가 못 하는 걸 경수가 해준 게 크다"고 설명했다.
박경수는 2015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를 떠나 KT 위즈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줄곧 KT 주전 2루수와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 했다. 박경수도 나이 40이 넘었다. 2021 시즌부터 타력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비가 너무 안정적이었고, 문제는 박경수를 뛰어 넘을 후배가 나오지 않았다.
박경수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심각히 고민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요청해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 감독은 주장 완장까지 주며 엄청난 신뢰를 보였다.
개막전 포함, 5경기에 교체로 나왔다. 하지만 4월2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선수로서는 자취를 감췄다. 시즌 초반 천성호라는 히트상품이 나오며 주전 2루 자리를 내준 탓이었다. 물론 이는 박경수도 반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천성호가 한계를 체감하고 2군에 가있는 지금도, 박경수는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최근 주전 2루수는 오윤석이다. 4월6일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등록된 적도 없다.
대신 박경수는 경기 전 훈련에서 배팅볼도 열심히 던지고, 후배들 훈련을 돕는 데 앞장선다. 가끔 수비 훈련도 하는데, 비중이 예전만큼은 아니다. 사실상 코치 수업을 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감독은 팀을 위해 희생하는 박경수를 예우해줄 마음이다. 물론 이는 KT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다. 포스트시즌에는 정규시즌보다 많은 엔트리를 가동할 수 있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나간다면 한 자리를 경수에게 주고 싶다.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주고 싶다. 아직도 수비는 최고다. 팀에 도움이 될 거다. 경수가 아직까지 몸 관리도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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