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괴물' 유격수로 통하는 신시내티 레즈 엘리 데라크루즈가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데라크루즈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올스타에 뽑힌 직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쇼헤이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데라크루즈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에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존경과 호기심이라고 보면 된다. 그가 오타니에 호감을 표시한 유명한 장면이 있다.
지난해 8월 24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신시내티의 더블헤더 2차전. 1차전에 선발등판했다가 팔꿈치 부상을 입고 자진강판한 오타니는 예상을 깨고 2차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타격과 주루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데라크루즈와 관련해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 건 5회말. 오타니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2루타를 터뜨리자 신시내티는 투수를 교체했다. 그 사이 오타니 주변으로 신시내티 내야수들이 모여들더니 그 중 한 선수가 오타니의 왼팔을 손가락으로 몇 차례 찌르는 것이었다. 바로 데라크루즈였다. 오타니는 이를 웃으면서 받아줬다.
데라크루즈의 행동은 순전히 호기심에서 나온 것이다. '투타 겸업' 신화를 쓰고 있던 오타니를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오타니인지, 아니 사람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당시 데라크루즈는 경기 후 "오타니한테 다가가기 전 (2루수)맷 맥레인한테 '그가 진짜인지(he is real) 만져볼 거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오타니와 데라크루즈가 특별히 통하는 공통 분모는 없다. 다만 오타니처럼 데라크루즈도 파워와 스피드를 갖춘 타자라는 점이 비슷하기는 하다.
데라크루즈가 오는 17일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리는 제94회 올스타전에 출전하는데, 오타니와 다시 만날 기회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간단하게나마 일본어로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오타니는 1,2차 팬투표를 통해 4년 연속 지명타자로 선발됐고, 데라크루즈는 선수-감독-코치 투표단의 선택을 받고 생애 첫 올스타전에 나가는 영광을 안았다.
데라크루즈는 언어 습득에 상당한 재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데라크루즈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난해부터 영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동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언론 인터뷰도 통역 없이 진행한다. 모국어인 스페인어에 이어 영어, 그리고 일본어까지 마스터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단지 오타니 때문이라면 팬심이라고 봐야 한다.
한편, 데라크루즈는 9일 그레이트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게임에서 시즌 44, 45호 도루를 성공했다. 2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데라크루즈는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의 맹활약을 펼치며 6대0 완승을 이끌었는데, 1회말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치는 스피드를 과시했다.
이로써 데라크루즈는 타율 0.251(339타수 85안타), 15홈런, 40타점, 62득점, 43볼넷, 45도루, OPS 0.813을 마크했다. 양 리그를 합쳐 도루 부문 1위인데, 2위 밀워키 브루어스 브라이스 투랑(29개)과는 무려 16개 차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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