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니 밥 먹고 야구만 하는데 이런 실수가 나온다고?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암울한 출발을 했다.
롯데는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4대7로 패했다.
2-4로 밀리던 경기 8회초 동점을 만들며 역전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8회말 충격의 3실점을 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경기를 하다보면 승부처 밀릴 수도 있지만, 왜 충격의 패배였냐. 너무 허무한 실책에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기 때문이다.
롯데는 8회 투수를 구승민에서 베테랑 김상수로 교체했다. 김상수는 선두타자 박성한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이닝을 시작했다.
경기 후반이라 1점이 필요했던 SSG. 김민식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김민식은 번트를 안전하게 잘 댔다. 일단 2루 진루는 허락하고, 1루 타자주자를 잡아야 했다.
투수 김상수가 공을 잡은 뒤 1루에 송구를 하는데 이게 웬일. 가까운 거리, 천천히 송구를 하는데 그 공이 완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1루수 나승엽도, 현장에 있던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실수였다. 그래서 백업 플레이도 재빨리 되지 않았다. 2루까지 갔던 박성한이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오고, 김민식도 3루까지 내달리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롯데와 김상수는 그야말로 '멘붕'이 왔고, 경기는 거기서 사실상 끝이 났다.
아무나 프로가 되는 게 아니다. 야구를 정말 잘하는 사람들만 모인 무대다.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피나는 연습을 한다. 그렇게 밥 먹고 야구만 하는 선수가, 그것도 프로 생활 20년이 다 되가는 베테랑 선수가 바로 앞에 있는 1루수에게도 정확히 공을 못 던진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투수의 1루 송구, 번트나 내야 타구 수비가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결코 쉬운 게 아니다. 투수는 18.44m 거리에서 포수를 향해 전력으로 공을 던지는 게 직업이다. 거기에 몸이 적응돼있다. 그래서 어쩌다 가까운 거리 힘을 빼고 던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수들이 의외로 많다. 힘 조절을 하는데, 제대로 힘이 빠지지 않으면 1루수를 훌쩍 넘기는 송구들이 빈번하게 나온다. 한 투수 출신 감독은 "옛날에는 투수들도 수비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세게 던지는 훈련에만 몰두한다.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번트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수의 경우는 비도 악재였다. 8회말이 열릴 때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투수 출신 이동현 SPOTV 해설위원은 "비로 공과 손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공을 살살 던지려 하면 그 공이 손에서 밀려 아예 바깥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는 듯한 생생한 설명. 딱 이 위원이 설명한 궤적으로 공이 날아가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이런 치명적 실수를 잊지 못하는 선수들이, 비슷한 상황 '입스'를 경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베이스 송구 장면이 또 연출되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도 김상수의 경우는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이기에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이런 '입스'에 힘들어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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