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무래도 초구 정도는 기다려주려고 하죠."
두산 베어스는 13일까지 팀 도루 120개로 LG 트윈스(126개)에 이은 2위다. 이 중 약 64.2%는 조수행(31)과 정수빈(34) 두 선수의 발에서 나왔다.
조수행은 42개의 도루로 13일 현재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수빈은 35개로 황성빈(롯데·36개)에 이은 도루 3위다. 둘이서 77개의 도루를 합작한 셈. 팀 도루로 6위의 성적으로 롯데 자이언츠(72도루) NC 다이노스(68도루) 한화 이글스(48도루) KT 위즈(42도루) 키움 히어로즈(35도루)보다 많다.
지난 13일 경기 8회에 나온 1루주자 정수빈과 2루주자 조수행의 이중 도루는 올해 이들의 발야구 활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 이후 허경민의 안타로 둘은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조수행은 대학 시절부터 '대도'로 이름을 날렸다. 4년 동안 92개의 도루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고, 두산은 확실한 장점을 갖춘 조수행을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뽑았다. 그동안 타격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 시즌 확실하게 출루율을 끌어올리면서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주기 시작했다.
정수빈은 입단 첫 해부터 두 자리수 도루에 성공하는 등 남다른 주력과 센스를 보여왔다. 지난해 39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데뷔 처음으로 도루왕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더욱 가파른 페이스로 도루를 성공하면서 데뷔 첫 40도루를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동반 질주에는 둘 사이의 배려도 있었다. 조수행은 올 시즌 도루 페이스 상승 비결로 정수빈을 꼽았다. 올 시즌 조수행은 보통 9번타자로 나가고, 정수빈이 1번타자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수행이 출루하면 정수빈이 타석에 들어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수빈은 타석에서 카운트에 따라서 공을 지켜봐주는 등 조수행이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줬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조수행은 "(정)수빈이 형 덕도 있다. 보통 내가 9번타자로 나가면 수빈이 형이 1번타자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도루하기 좋게 공을 기다려주기도 하면서 타이밍을 좋게 만들어 주셨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아무래도 도루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다보니 정말 중요한 상황이 아닐 때면 기다려주려고 한다. 아무래도 주자가 1루에 있기보다는 2루로 가는 게 팀도, 나도 좋다.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좋은 공이 오면 칠 때가 있지만, 어지간하면 (조)수행이가 1루에 있으면 기다려 주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둘의 도루 페이스는 후반기에도 꾸준하게 이어질 예정. 데뷔 첫 도루왕 페이스에 조수행은 "시즌은 많이 남았다. 다치지 않고 시즌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정수빈은 "후반기가 승부처인 만큼, 타격은 물론 도루에서도 전반기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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