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유니폼 벗을 생각하지 마세요."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2-2로 맞선 7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두산은 구자욱을 거르고 강민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고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곧바로 그 선택이 잘못됐음을 보여줬다.
강민호의 개인 통산 327번째 홈런. 포수로서는 이미 최다 홈런 기록. 동시에 한 개만 더 추가하면 KBO리그 통산 홈런 10위 심정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두 개를 더하면 9위로 올라서고, 세 개면 단독 8위다.
강민호는 "어린 나이부터 오래하다 보니 이렇게 10번째 안에 들어가는 기록이 많아지는 거 같다. 잘한 것도 있지만, 건강하게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강민호 못지 않게 '베테랑 파워'를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41)다. 올 시즌 82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17홈런 80타점을 기록중인 불혹의 베테랑. 지난 6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최고령 MVP에 올랐고, 후반기 첫 경기부터 만루 홈런을 날리는 등 정상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강민호는 "(최)형우 형이 하고 있는 게 후배로서 감동적일 만큼, 너무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재작년인가에 형우 형이 힘들다고 했을 때 포수로 앉아있으면서 '유니폼 벗을 생각하지 마라. 우리 고참들이 좀 더 야구장에 있어주자'고 했다. 후배를 위해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욕심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오래하면 후배들도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경쟁력이 없다면 옷을 벗어야 하지만, 경쟁력이 있는데 굳이 은퇴 시기를 정해서 옷을 벗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형우 형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 87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 8홈런 41타점으로 팀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7월 9경기에서는 타율이 무려 5할이나 된다. 홈런도 4방이나 있다.
강민호는 "전반기에 너무 못했다. 후반기에는 전반기에 안됐던 게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막연하게 유니폼을 입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이제는 생존을 해야하는 위치다. 기량이 떨어지면 옷을 벗어야 하는 만큼,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있다. 초반에 좋지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다보면 분명 반전 포인트는 올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후반기에 선수들이 조금 지칠 때 고참으로서 팀에 이길 수 있는 타점을 만들고 해서 기분 좋다"고 했다.
강민호의 맹타를 앞세운 삼성은 15일까지 48승2무40패로 1위 KIA 타이거즈(52승2무35패)에 4.5경기 차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6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3연전에 돌입해 승차 줄이기에 나선다. 삼성은 최근 데이비드 맥키넌을 내보내고 새 외국인타자로 루벤 카데나스를 영입하는 등 반등 요소를 마련했다. 강민호는 "감독님께서 진짜 순위 싸움을 여름이라고 하셨는데 이제 외국인타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잘 버텼는데, 새 외국인 타자가 오면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거 같다"고 기대했다.
강민호에게 올해 삼성의 좋은 성적이 남다른 간절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2004년 입단해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것. 강민호에게는 한국시리즈 무대는 현역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다. 강민호는 "팀적인 목표는 승리 신경 쓰지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냄새라도 한 번 맡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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