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3루 수비를 못한다 생각 안 한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에게는 2위팀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 3연승보다 더 기뻤던게 변우혁의 활약이었을 것이다.
KIA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10대4로 승리, 비로 취소된 3연전 첫 경기를 빼고 2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 삼성과의 승차를 6.5경기로 벌렸고, 삼성을 3위로 떨어뜨렸다.
이 감독은 경기 전 근심이 있어보였다. 꼭 이기고 싶은 중요한 경기. 그런데 선수들 체력 관리도 필요했다. 먼저 주포 최형우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또 하나. 김도영을 지명타자로 투입했다. 프로 데뷔 후 김도영의 첫 지명타자 경기였다. 이 감독은 "뺄 수는 없어서"라고 했다. 아무리 젊은 김도영이라도, 계속되는 경기 출전과 활약에 지칠 수밖에 없는데, 너무 잘하니 뺄 수가 없다는 고충을 토로한 것이다. 그나마 수비를 빼주며 최소한의 체력 관리를 해주기로 한 것.
김도영이 빠진 3루 자리를 누군가 채워야 했다. 이 감독은 변우혁을 선택했다. 미완의 거포 유망주. 그나마 6월 말부터 경기에 꾸준히 뛰며 최근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었다. 수비는 거의 1루로만 출전했었는데, 김도영 휴식을 위해 모처럼 만에 3루수로 나서게 됐다.
이 감독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변우혁은 2회 선제 결승 1타점 2루타를 쳤다. 상대 폭투 때 득점도 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며 추가점의 물꼬를 텄다. 팀이 승리에 쐐기를 박은 5회에도 찬스를 잇는 안타를 쳤다. 1, 2루 상황 2루 주자가 3루에 멈춰 타점을 놓친게 아쉬웠지만, 이 안타 뒤 대타 최형우의 적시타가 나오며 KIA가 완전히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올해는 3안타가 없었다. 작년에도 딱 1경기 있었다. 8월31일 NC 다이노스전. 변우혁은 "오랜만에 3안타 경기를 해 좋기도 하지만, 이전 경기들에서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들었다"고 말하며 "아직 시즌 50경기 정도가 남았다. 남은 경기들에서 내가 가진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우혁은 7월 상승세인 타격에 대해 "개인 훈련을 많이 했다. 남들보다 먼저 나와 배팅을 치거나, 경기 끝나고 남아서 친 적도 있다. 월요일에도 혼자 나왔다. 내가 부족한 게 뭔지 안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 연습을 했다. 될 때까지 했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최근 타석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변우혁은 이어 "나에게 유인구를 많이 던질 걸 안다. 그래서 변화구에 타이밍을 잡고 스윙을 했는데, 그러니 치기 쉬운 직구를 놓치더라. 최형우 선배가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래서 포인트를 앞에 두고 변화구에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우혁은 마지막으로 "3루 수비에 오랜만에 나갔다. 연습을 많이 해서 괜찮다. 오히려 공이 내 쪽으로 많이 왔으면 했는데, 타구가 1개밖에 오지 않아 아쉬웠다. 3루 수비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 3루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런 마인드와 실력의 변우혁이라면 앞으로 이 감독이 고민 없이 3루로 기용할 수 있을 듯. 김도영의 휴식 시간도 벌어주며, 변우혁의 야구도 살릴 수 있는 묘안이 될 수 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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