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왜 이렇게 뒤죽박죽이지?'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조별리그가 한창인 가운데 조 편성 배치표를 유심히 살펴본 배드민턴 애호가라면 자아낼 만한 궁금증이다.
배드민턴의 5개 세부종목 가운데 유독 (남녀)단식에서 각 그룹(조)의 배치 현황이 다른 종목과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국제대회에서 조별리그를 치르는 축구, 농구 등 구기종목의 조별리그는 알파벳 'A'부터 순서대로 조를 짠다. 간혹 대회 개최 당시 사정에 따라 일부 조별 출전팀이 3~5개가 배정되는 경우는 있어도 A부터 일목요연하게 조 편성을 하는 원칙은 변함없다.
하지만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국제대회에서 64강(또는 128강)부터 녹아웃 토너먼트를 하는 것과 달리, 조별리그를 거치는 올림픽에서는 배드민턴 고유의 조 편성 방식이 적용된다.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에서는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하고, 복식서는 4개 조 1, 2위가 8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이다.
'뒤죽박죽 조편성' 현상은 단식에서만 나타난다. 16강을 가리기 위해 A부터 P까지, 총 16개의 조 편성을 한 것 같지만 특정 B, F, O 등 3개 조는 출전 선수가 없는 가상의 그룹으로 배치돼 실제는 13개 조다. 이 빠진 톱니바퀴처럼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조 별 선수 3명 배정이 원칙인데, 남자단식에서는 2개조에서 각 4명이 편성돼 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올림픽 배드민턴은 세계랭킹에 따라 출전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전체 출전 선수가 172명으로 정해져 있다. 남녀 단식 각 38명, 복식 3종목(남녀+혼합) 각 32명이다. 예외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추천한 난민선수 1~2명이 추가되기도 한다.
여기에 한국의 서승재(삼성생명)처럼 남자·혼합복식에 중복 출전할 경우 복식 'TO(table of organization·정원)'가 1명 빠지게 되면, 총 172명을 유지하기 위해 단식 TO 1명 추가로 전환한다. 중복 출전 선수가 남자이면 남자단식으로, 여자이면 여자단식으로 추가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만 해도 A∼P, 총 16개 조별리그 방식을 적용했다. 한데 출전 인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 상당수 그룹에서 달랑 2명만 경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제도 개선 목소리가 커졌고, 2016년 리우올림픽부터 세계랭킹 1~3위에게 조 편성때 1~3번시드와 함께 '부전승' 메리트를 주는 방안이 도입됐다. 상위 시드 3명을 8강 직행으로 빼면 실제 13개 조에서 각 3명의 선수를 배정하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3번시드가 8강전부터 일찍 만나는 대진을 피하기 위해 분산하다보니 A, E, P조에 1~3번시드를 고정 배치하게 됐다.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1번시드로 A조에 편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시드 3명에게 '부전승'을 부여하려면 16강 대진표에서 A, E, P조와 만나는 인접 그룹을 공란으로 비워야 한다. 그래서 B, F, O조가 이른바 '유령 그룹'으로 남게 된 것이다.
남자단식에서 2개 조에 4명이 편성된 것은 서승재 외에 미국의 빈슨 치우가 복식 2종목에 출전했고, 변방국 초청 선수가 추가됨에 따라 TO 3명이 늘어서이고, 여자단식 총 39명은 난민대표팀 선수 1명이 특별 추가됐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각 조 4명씩 정확하게 편성돼야 하는 복식에서 남자 부문 D그룹에 5개 조가 들어간 이유는 웃지 못할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BWF가 지난 5월 올림픽 출전 자격 랭킹을 최종 집계하는 과정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복식조를 누락하는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다.
이에 프랑스측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올림픽 개막이 임박해 승소 판결을 받음에 따라 1개조(2명)를 추가하게 됐다. 결국 이번 프랑스올림픽에서는 당초 정원 172명에서 3명 늘어난 총 175명이 참가하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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