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펜싱 종주국 프랑스, 9000명의 안방관중의 일방적인 텃세 응원도 무용지물이었다. 위닝멘탈리티로 하나 된 '세계 최강'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파리올림픽에서 프랑스를 꺾고 3연속 결승행 위업을 썼다.
승리의 원동력은 지난 10여년간 언제나 그랬듯 서로를 향한 끈끈한 믿음, 함께 할 때 더욱 강한 원팀이었다.
결승행을 확정 지은 후 주장이자 맏형인 구본길은 "첫 경기 때 경기력이 흔들려 교체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데 동료들이 믿어줬다. 4강을 앞두고 '형,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동료들이 믿어줘서 내 뒤에 내 동료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동작을 자신 있게 하니보니 게임이 풀렸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승리의 비결을 털어놨다.
남자사브르 단체전 2연패의 주역으로 후배들과 전무후무한 3연패 역사에 도전중인 구본길은 '우승 예감'을 묻는 질문에 "사실 첫 경기가 제일 힘들 거라 생각했다. 상대가 누구든 일단 4강 고비를 넘겼다. 결승에선 훈련한 모든 걸 다 쏟아낼 자신이 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2세 2호 회임' 소식을 전했던 구본길은 둘째가 태어났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직 3연패 미션에 집중하느라 아내와 연락도 못하고 있다. 구본길은 "둘째가 곧 태어날 텐데 아직 연락도 못해봤다. 아내도 그렇고 장모님이 일부러 연락을 안하신다. 아내도 최선을 다하고 나도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며 웃었다.
비디오 판독이나 우리의 득점 때마다 그랑팔레가 떠나갈 듯 쏟아진 야유에 대해 구본길은 "전혀 신경 안썼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신경을 쓰는 게 오히려 심판을 자극하는 것이고, 야유가 오히려 우리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 오는 것이다. 심판도 흔들릴 수 있는데 더 냉정하게 잡아줘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진천에서 소음 대비 확성기, 스피커 훈련을 한 것이 도움이 됐냐고 묻자 구본길은 "엄청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세계 최강 '뉴 어펜져스'는 진천선수촌에서 하루 3~4타임 훈련하던 그때 그 마음으로 3연패 피스트에 도전중이다. "오늘 경기 나오기 전에 우스개소리로 오후 훈련 2게임(8강, 4강) 하고 야간 훈련(결승) 잘 하고 밥먹자"고 했다. "그런 느낌으로 나왔다. 오후 운동 2타임은 잘 끝났으니 이제 마지막 남은 야간 훈련도 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8-9바우트, 프랑스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지는 가운데 프랑스가 맹추격하는 위기를 맞았다. 6점 차까지 줄어드는 위기에서 오상욱은 결국 에이스의 몫을 해냈다. 45대39로 틀어막으며 결승행을 견인했다. 오상욱은 "9바우트 피스트에 들어서는데 일단 분위기가 넘어갔다는게 확실히 느껴졌다. 다음 결승전에선 그런 여지를 안주는 게임을 하겠다. 더 냉정하게 게임을 뛰도록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이 피스트에 서는 걸 간절하게 바라보는 제4의 멤버는 원팀을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씩씩한 후배이자 동료다. 도경동은 "8강에서 본길이형이 흔들릴 때 원우영 감독님이 준비하라고 오더를 하셔서 준비를 했다"면서 "본길이형에게 형이 자신 없으면 내가 할 테니, 지더라도 자신있게 하시라고 했더니 4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믿어주면 잘해주는 사람이다. 남아 있는 결승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사실 뛰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하다"며 미소 지었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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