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말 그대로 '뉴욕의 심장'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배리 본즈(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받지 못한 대우를 누리고 있다.
데뷔 이래 최고의 해를 만끽 중이다. 2022년(62개) 이후 다시한번 60홈런에 도전중이다. 현재는 59개 페이스지만, '몰아치기' 한번이면 2년전의 자신을 넘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
5일(이하 한국시각)까지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2리 41홈런 103타점을 기록중이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가 1.157에 달한다. 이는 2004년 본즈 이후 정상적으로 진행된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최고 성적이다.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전체 1위다. 내셔널리그(NL) 1위인 오타니(33개)를 압도하는 존재감이다. 아메리칸리그(AL) 기준 홈런 타점 출루율(4할5푼6리) 장타율(7할1리) 1위, 타격 3위, 최다안타 6위(127개), 볼넷 2위(92개)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톱5안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 공포감이 어느 정도인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제대로 보여줬다. 토론토는 지난 4일 1회 저지에게 시즌 41호 홈런을 허용했다. 호세 베리오스의 152㎞ 싱커가 제대로 공략당했다. 타구 속도는 165㎞, 비거리는 130m에 달했다. 전날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그러자 토론토는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만난 저지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의4구는 팀의 자존심을 완전히 버린 선택이다. 하물며 그 시점이 경기 초반인 2회고, 오히려 양키스가 4-1로 앞서고 있었던 상황인 만큼 한층 파격적인 장면이었다. 현지 매체들은 이에 대해 '인내심과 해결책을 모두 잃은 토론토', '자연재해를 마주한 토론토 최후의 선택' 등으로 표현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토론토는 4~5일 2연패했다.
MLB닷컴은 1~2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고의 4구는 1972년 8월 11일 이후 무려 52년만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그때와는 상황이 또 다르다. 당시에는 아메리칸리그에도 지명타자가 없었다. 이날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는 상대팀 미네소타 트윈스의 글렌 보그먼을 고의4구로 내보냈는데, 이는 다음 타자가 투수였기 때문이었다.
저지는 "경기 초반이었고, 점수차가 크지도 않았다(3점 리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자신도 꽤나 놀란 모습, 또 타격 기회를 잡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담겼다. 그는 "(앞 타순의)후안 소토의 뒤에 들어서는 건 즐거운 일이다. 소토가 상대 투수의 다양한 구종을 이끌어내 많은 도움이 된다"며 팀동료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저지가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조심해야한다', '잘해야한다'고 하다가 실투가 나오느니, 내보내는 게 낫다"고 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저지는 위대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면서 베이브 루스, 미키 맨틀, 루 게릭, 조 디마지오 등 양키스와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들 뒤에 저지의 이름을 세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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