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세상 모든 일은 양면성이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홈런 생산이 아쉬웠던 외인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 과감히 헤어졌다. 새로 뽑아온 마이너리그 슬러거 루벤 카데나스. 첫 인상이 강렬했다.
시차적응도 덜 됐을 데뷔 두번째 경기만에 홈런을 신고하더니, 세번째 경기에서는 끝내기 홈런으로 물세례 후 라이온즈파크 응원단상까지 올랐다.
삼성 팬들은 흥분했다. '라팍에는 이런 외인 타자가 필요했다'며 젊은 4번타자의 등장에 환호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쪽 다리를 빼면서 변화구를 노려 홈런을 치는 독특한 외인 슬러거에 대한 상대팀 분석의 해법은 빠른 공 승부였다. 대응이 늦으면서 파울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상대 배터리의 속구 위주 피칭에 카데나스도 타이밍을 빨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달이 났다.
7월26일 대구 KT 위즈전. 1회 첫타석에서 엄상백의 144㎞ 빠른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허리쪽 통증으로 얼굴이 구겨졌다. 1회말 수비 때 바로 김태훈으로 교체.
주말을 쉬고 주중 서울 원정도 안 따라가고 대구에 남아 관리를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급기야 삼성 박진만 감독도 "(몸 상태를) 선수에게 물어보라"며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열흘이 넘어가면서 엔트리 한 자리만 낭비한 셈이 됐다.
11일 만인 6일 대구 한화전은 끓어오르기 시작하던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8회 김현준 타석에 대타로 나선 카데나스는 2구째 파울타구에 통증을 느낀듯 허리를 만진 뒤 어정쩡한 스윙으로 삼진 아웃 됐다. 9회 중견수 수비 때는 김태연의 좌중간 안타를 천천히 다가와 아리랑 송구를 하며 타자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허리쪽이 불편하다는 간접적 표현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바로 중견수를 김헌곤으로 교체했다.
문책성 교체였다. 그리고 다음날 1군에서 제외됐다.
강렬한 임팩트 속에 부풀대로 부푼 팬들의 기대가 한순간에 쪼그라드는 순간. 실망은 분노로 바뀌었다. 커뮤니티 등에 비난글은 물론, 일부 팬들은 선수에게 직접 비난의 메시지를 보냈다. 급기야 카데나스의 한국 적응을 돕던 절친 에이스 코너 시볼드까지 이런 적나라한 글들을 접했다. 충격을 받았다. 8일 늦은 밤 팬들에게 SNS를 통해 당부의 글을 남겼다.
카데나스가 아파서 못나오는 건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거라며 태업이 절대 아니라고 옹호했다.
"라이온즈 팬 여러분, 카데나스에 대한 모든 상황을 모르지 않느냐. 댓글과 DM을 봤는데, 말하기 조차 힘들 만큼 참담하고 실망스럽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카데나스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이며 훌륭한 동료"라며 "그를 열렬히 응원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지 실망스럽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카데나스는 훌륭한 사람이고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배려와 이해를 부탁드린다. 누구도 이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다소 과한 표현으로 실망감을 표현한 팬들.
이를 접한 코너가 충격을 받은 정황이 곳곳에서 읽힌다. 실망감도 컸을 것이다. 호투할 때마다 열렬하게 응원해주던 팬들의 이면에 이런 모습이 있다는 걸 깨달았을 터. 자신도 아프거나 부진하면 언제든 이런 푸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새삼 이방인이란 현실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즌 초 마운드 적응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코너. 문제를 해결하고 적응하면서 부동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23경기 9승5패, 3.75의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는 10차례다. 코너는 휴식 차원에서 지난 5일 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라 1군에서 잠시 빠져 있다.
카데나스 부상에 대한 이견 팀 내에서 갈등 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 팀 내부적으로나 팬들과의 모두 살짝 멀어진 느낌. 만약 이대로 짐을 싸서 돌아가면 코너만 남게된다. 예민한 성격의 코너에게 남은 시즌 심리적으로 부정적 여파가 남지 않을까 걱정되는 지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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