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태형 감독은 왜 마운드에 올라가 얼굴을 붉혔을까.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롯데 김태형 감독이 2회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는 선발 박세웅이 있었다. 무슨 일이었을까.
보통 투수 교체를 하거나 점검을 위해 방문할 때는 투수코치들이 올라간다. 감독은 베테랑 투수를 예우해줄 때나, 아니면 정말 중요한 승부처에서 선수들을 다독이기 위해 가끔 올라가는 정도다.
그런데 경기 초반인 2회, 평소 마운드에 잘 올라가지 않는 김 감독이 왜 마운드 방문을 했을까.
마운드에 올라간 게 문제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얼굴이 붉어져서 박세웅을 질타했다. 그 때의 상황, 김 감독의 입 모양 등을 봤을 때 절대 좋은 얘기는 아니었다. 비FA 다년계약으로 90억원을 받기로 한 선수가 연출할 장면은 아니었다. 김 감독에게 한 소리 들은 박세웅은 1사 만루 위기서 오재일을 삼진,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박세웅은 2회 3실점을 했다. 실점을 했다고 김 감독이 화가 난 것이었을까. 물론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었을 수도 있겠지만, 투수가 던지다 보면 맞을 수도 있고 점수를 줄 수도 있다는 걸 김 감독이 모를리 없다.
김 감독이 화 나는 건 '볼질' 때문이다. 심우준에게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박세웅은 자신감이 떨어졌다. 로하스에게 연속 볼 2개를 던지고 안타를 맞았다. 강백호에게도 3B1S까지 몰리며 어려운 승부를 하다 또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김상수에게 볼3개를 던진 후 스트라이크 1개를 겨우 잡고 또 볼넷이었다. 이 볼넷에 김 감독의 분노가 폭발했다.
김 감독의 의도는 명확했다. 맞더라도 승부를 하라는 것이다. 자신감이 없다고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카운트 싸움에서 몰리면, 결국 또 맞거나 볼넷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 주말 울산에서도 마무리 김원중, 필승조 구승민의 부진에 대해 "'볼질'이 문제다. 그러니 변화구를 밀어넣게 되고 맞게 되는 것이다. 맞더라도 과감하게 승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 투수들 외에 모든 투수들에게 적극적인 승부를 당부한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는 것이다.
물론 선수들도 볼을 던지고 싶어 던졌을까. 그게 아닌 건 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지만 자신의 구위에 믿음이 없고, 타자가 무서울 경우 제구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 레벨에서 그 이유로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한다고 하면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지난 7월 말에도 박세웅이 난조를 보이자 "자신있게 들어가다 맞는 건 괜찮다. 맞고 깨끗하게 지는게 낫다. 자꾸 볼볼볼볼 하다보면 승부하기도 어렵고, 수비들도 지친다. 뒤에 나오는 투수들도 부담이 늘고 힘들다"며 적극적인 승부를 얘기했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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