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8년 만의 귀환, 첫 인상이 중요했다. 내용보다 결과였다. 울산 HD의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이 K리그 정식 감독 데뷔전에서 첫 승을 선물했다.
울산은 1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홍명보 감독이 A대표팀으로 떠난 후 흔들렸던 울산이다. 올 시즌 두 번째 연패의 늪에 빠져있었다. 반전의 열쇠는 김 감독이었다. 울산은 2주간의 '여름방학'동안 김 감독을 선임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인 1992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해 1996년까지 5시즌 몸담았다.
그는 취임기자회견에서 "28년 전 겨울에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가득 안고 울산을 떠났다. 28년 후에 이렇게 울산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기쁘기도 하지만 상당한 책임감도 갖고 여기에 앉았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분위기는 달라졌다. 라커룸과 벤치, 그라운드 안팎에선 열정이 넘쳤다.
다만 경기 내용에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선발 출전한 주민규와 교체투입된 야고 등이 결정적인 골 기회에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단 한 골이 터졌는데, 이는 대구 수비수 고명석의 자책골이었다. 오히려 부상에서 돌아온 김영권과 루빅손의 '복귀 효과'가 컸다. 늘 그랬지만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력은 이날도 빛났다. 그럼에도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줄 뿐이다.
팬들도 안정을 찾은 팀에 환호했다. 김 감독도 처음으로 팬들에게 인사했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처용전사, 처용전사"를 두 차례 부르며 K리그 감독 데뷔의 감격에 젖었다. 팬들이 "네"라고 대답하자 "응원받고 싶었다. 너무 감사하다. 조금 어렵게 이겼지만 다음에는 더 많은 득점으로, 더 좋은 경기력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항상 모든 게임을 페스티벌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은 승점 45점을 기록,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이기는 방식에서 다르게 접근했다. 전반이 끝나고 분석팀과 이야기 후 리뷰를 했을 때 며칠 훈련했던 게 잘 나왔다고 판단했다. 2-0으로 갔어야 했는데 마무리가 안됐다"며 "그래도 통제, 지배, 완전히 컨트롤 하는 것이 다 됐다. 여기에 맛을 들였으면 좋겠다. 반드시 승리는 없다. 역습, 프리킥, 세트피스, 페널티킥으로 실점할 수 있다. 이길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다. 평소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정말 열심히 잘 해줬다. 요구하는 부분에 애를 썼다. 마무리가 잘 됐다면 더 좋았을 텐데 개인적으로 다시 컴백해서 첫 승이기 때문에 의미있고 기쁘다"고 미소지었다.
재개된 K리그1은 화제가 넘쳤다. 홍명보 감독이 울산이 아닌 A대표팀 사령탑으로 처음으로 K리그 경기장을 찾았다. 10년 만에 A대표팀으로 복귀한 그는 9일 김천 상무와 강원FC의 경기가 열린 김천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상징성이 있는 첫 행보였다. 그곳에는 2006년생 '고등윙어' 양민혁(강원)이 있었다. 양민혁은 지난달 28일 토트넘 이적이 확정됐다.
양민혁은 홍 감독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얼굴 상처로 하프타임에 교체되긴 했지만 그는 0-1로 뒤진 전반 추가시간 이상헌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양민혁은 최근 3경기에서 3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후반 이상헌이 멀티골을 완성한 강원은 2대1로 역전승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포항이 11일 FC서울에 1대2로 패하면서 강원은 1위(승점 47)를 유지했다.
이승우와 안드리고 등의 폭풍영입으로 반전을 기대한 전북 현대는 7월 9일 이후 한 달 만에 '꼴찌'로 다시 추락했다. 전북은 9일 광주FC에 0대1로 패하며 승점 23점에 머물렀다. 최하위였던 대전하나시티즌은 10일 수원FC를 2대1로 꺾으며 10위(승점 24)로 올라섰다. 전북이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승우도 키가 되지 못했다. 그는 새로운 홈인 전주성에서 첫 선발 출전했지만 하프타임에 티아고와 교체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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