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결승골을 터뜨린 애스턴빌라 공격수 존 두란은 원정팬 앞에 가서 두 손을 활짝 펴고 '사죄의 세리머니'를 했다.
이유가 있다. 두란은 이번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웨스트햄, 첼시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 2023~2024시즌 선발로 단 3경기에 출전했음에도 5골을 폭발한 2003년생 콜롬비아 국가대표 공격수는 실력, 잠재력 측면에서 '긁어볼 복권'이었다. 특히, 웨스트햄이 3000만파운드 이상을 장전해놓았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두란은 자신을 둘러싼 거취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한 라이브 방송에서 두 팔로 엑스자를 그렸다. 웨스트햄의 트레이드마크인 '교차하는 두 개의 망치'를 상징하는 제스쳐였다. 웨스트햄 팬은 새로운 공격수 영입 소식에 환호했다. 반면 빌라팬은 큰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두란이 바라는 이적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웨스트햄은 독일 국가대표 니클라스 퓔크루크를 도르트문트에서 사왔다. 두란은 잔류가 불가피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인 간판 올리 왓킨스가 건재한 상황이라, 개막전에서도 선발 출전은 어려웠다. 우나이 에메리 빌라 감독은 1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전에서 등번호 9번 두란을 벤치에 앉혀뒀다.
전반 4분 에버턴에서 영입한 빌라 미드필더 아마두 오나나가 이른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37분 루카스 파케타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그 뒤로 한참을 1-1 스코어가 유지됐다. 후반 17분, 벤치에 앉은 두란이 출격 호출을 받았다. 이날 유독 부진한 왓킨스를 벤치로 불러들인, 에메리 감독의 승부수였다.
그리고 그 교체술은 적중했다. 두란은 후반 34분 제이콥 램지의 크로스를 논스톱 왼발슛으로 깔끔하게 결승골을 뽑아냈다. 경기장에서 직접 빌라 팬들에게 사과를 할 기회를 스스로 잡았다. 에메리 감독은 개막전을 2-1 승리로 끝마친 뒤 "우린 두란과 두란의 잠재력을 믿는다. 오늘 선보인 것처럼, 두란은 우리가 그를 필요로 할 때 팀을 도울 수 있는 선수다. 오늘 그는 환상적이었다"고 엄지를 들었다.
에메리 감독은 "몇 가지 실수를 범했지만, 용서를 해줘야 한다. 물론 실수를 반복해선 안되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두란이 개막전에 나서길 바랐고, 경기를 마치고서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두란의 잠재력을 알고 있지만, 만약 엄청난 제안이 온다면 클럽에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두란이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두란을 영입할 뻔했던 웨스트햄은 개막전에서 '분노의 영입'을 한 효과를 그다지 누리지 못하고 패했다. 남은 이적시장에서 두란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두란은 2023년 미국 시카고파이어에서 이적료 1660만유로에 빌라 유니폼을 입었다.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A매치 10경기를 치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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