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M~V~P! M~V~P!"
3-3으로 맞선 9회말 선두 윌 스미스가 탬파베이 레이스 우완 매뉴얼 로드리게스의 공에 오른 팔꿈치를 스치듯 맞고 출루했다. 토미 에드먼의 중전안타, 미구엘 로하스의 번트로 1사 2,3루의 끝내기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어 개빈 럭스의 강습 땅볼이 전진 수비를 하고 있던 2루수 브랜든 로의 다이빙캐치에 막혀 주자들은 움직일 수 없었다. 탬파베이 벤치는 좌완 콜린 포셰로 투수를 바꿨다. 왼손 대타 맥스 먼시가 들어서 5구째 볼넷을 골라 베이스가 모두 채워졌다.
오타니 쇼헤이가 깊은 숨을 몰아쉬며 타석에 들어섰다. 제구가 흔들리고 있던 포셰는 초구 84.3마일 슬라이더를 한복판으로 꽂았다.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살짝 휘자 오타니는 기다렸다는 듯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향해 발사각 35도, 타구속도 105.1마일로 쭉 뻗어나가더니 중견수 호세 시리의 점프 캐치를 넘어 펜스 상단에 글러브를 끼고 서있던 팬을 맞고 안으로 떨어졌다. 비거리 389피트짜리 끝내기 그랜드슬램.
오타니는 1루를 돌면서 홈런임을 확인하자 오른손을 치켜들며 포효한 뒤 3루를 돈 직후 헬멧을 벗어 3루 덕아웃 동료들을 향해 던졌다. 다저스타디움을 메운 4만5556명의 팬들이 일제히 "M~V~P!"를 연호했다.
오타니의 역사적인 40홈런-40도루가 극적으로 완성된 순간이다.
LA 다저스 오타니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 1도루의 맹타를 휘두르며 7대3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는 앞서 4회말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 40도루에 먼저 도달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1988년 호세 칸세코, 1996년 배리 본즈,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 2023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 이어 역대 6번째로 40-40 클럽에 가입했다.
그러나 차원이 다른 40-40이다. 오타니는 올시즌 자신의 시즌 126번째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해 소리아노가 세운 역대 40-40 최소 경기 달성 기록인 147경기를 21경기나 단축했다. 팀 경기수 기준으로도 소리아노의 148경기보다 19경기가 적은 129경기다.
또한 40-40을 한 경기에서 동반 달성한 것은 오타니가 처음이다. 앞서 5명의 회원들은 서로 다른 날짜와 경기에 40홈런과 40도루를 마크했다. 그리고 40번째 홈런을 끝내기포, 만루포로 장식한 것도 오타니가 유일하다.
오타니는 타율 0.292(500타수 146안타), 40홈런, 92타점, 97득점, 40도루, 출루율 0.378, 장타율 0.614, OPS 0.992를 마크했다. 내셔널리그(NL) 홈런, 득점, 장타율, OPS 1위를 유지했다. 타점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주나(94개)를 2개 차로 따라붙어 홈런-타점 타이틀 석권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오타니는 경기 후 "내 인생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다. 항상 더 많은 것을 하고 더 기념비적인 순간들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홈런 타구가)내가 보기에는 넘어갈 것인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공이 펜스를 때린 것인지 잡힌 것인지 모호했는데, 심판의 손이 올라갔다. 공이 넘어갔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고 밝혔다.
이 홈런은 오타니의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이자 세 번째 끝내기 안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감격해했다. 그는 "오타니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분명 유명질 것이다.내가 오랫 동안 기억할 순간이다. 멋진 밤"이라며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되고 싶어할 것으로 본다. 이런 대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할 때면 도전 의식이 더욱 샘솟게 돼 있다. 40-40과 끝내기 만루포가 한 경기에서 나왔다. 이런 경기를 각본으로 쓸 수는 없지만, 이런 각본이 있다면 그보다 극적으로 쓸 수는 없다. 그는 경이로움을 결코 멈출 선수가 아니다"고 했다.
역사적인 기록을 내준 포셰는 "만루 상황에서 다저스에는 가장 좋은 타자가 들어선 것이지만, 우리는 가장 잘못된 타자를 마주한 것이다. 그가 어떤 선수인지 잘 알지 않은가.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며 경의를 표했다.
40-40을 달성한 오타니는 NL MVP를 사실상 확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 이어 역대 최초로 40-40 회원이 2년 연속 MVP에 오르는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 이전 40-40 달성자 중 리그 MVP는 칸세코 뿐이었다.
이제 관심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에 도달하느냐에 모아진다. 다저스는 33게임을 남겨놓고 있다. 지금까지 페이스를 적용하면 오타니는 50.2홈런과 50.2도루를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50-50이 사정권에 포착됐다는 소리다.
오타니는 "가장 중요한 건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다. 분명히 내가 50-50에 다가갈수록 팀 승리에 더욱 기여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런 방식이라면 난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MLB.com은 '투타 겸업을 하지 않을 때 조차도 오타니는 여전히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전대미문의 위업을 달성한다'고 논평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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