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원하게 주고 받았는데…세심한 거 하나에 무너진 경기였다."
4시간18분의 혈투, 양팀 합쳐 28점을 주고받은 난타전. 하지만 국민유격수의 마음이 상한 포인트는 다른 곳에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8월 31일과 9월 1일, 양일간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2연패했다.
2위 삼성과 선두 KIA의 승차는 무려 6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잔여경기가 20경기도 남지 않은 상황,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다.
2경기 모두 비슷한 양상의 역전패였다. 전날 삼성은 8-5로 앞서다가 8-8 동점을 허용했고, 12-9로 앞서던 6회초 대거 5실점하며 14-12 역전을 허용한 뒤 뒤집지 못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바로바로 뒤집지 못하면 그런 경기는 이길 수 없다"고 할만큼 유리한 흐름이었지만, 끝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특히 6회에 무너진 투수가 '레전드' 오승환인 점이 아쉬웠다. 오승환은 올해도 27세이브로 구원 부문 1위지만, 평균자책점 4.78의 부진 속에 결국 불펜으로 강등됐다.
1일 경기에서도 삼성은 박병호의 연타석포, 1군 데뷔전을 치른 신인 양도근의 1타점 3루타를 앞세워 3회까지 5-0으로 앞섰다. 하지만 이후 타선이 김기훈을 비롯한 KIA 불펜에 꽁꽁 묶인데다, 7회 최지광이 KIA 김도영, 오승환이 나성범에게 잇따라 솔로포를 얻어맞으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9회초 임창민이 이우성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5대6으로 역전패했다.
8회, 9회가 아닌 이닝에 울려퍼지는 수업종료종과 '라젠카'도 어색하지만, 이틀 연속 난타당하며 팀 패배를 막지 못한 점이 더욱 안타깝다.
하지만 사령탑의 눈은 다른 곳을 향했다. 경기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전날 경기에 대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세심한 거 하나 때문에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난타전은 주고받은 거니까 괜찮다. 오승환이 올라와서 삼진 2개를 잘 잡고, (2사1,2루에서)최원준 타석이 너무 아쉽다. 빗맞은 타구, 그거를 처리했으면 거기서 끝나는 거였다."
박진만 감독은 "소크라테스 빗맞은 안타, 그 타구는 잡기가 쉽지 않았다. 외야는 우중간에 몰려있었고, 2루수가 가기에도 멀었다. 딱 삼각형 사이에 떨어진 거라 어쩔 수 없었다"면서도 "최원준 타구, 그걸 막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투수도 공을 던진 후에는 제5의 야수다. 그런 세밀한 부분에서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전만 해도 5강 후보에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삼성이다. 하지만 올해 뚜껑을 열고보니 팀 홈런 1위(152개)의 거포 군단으로 거듭났다. 이제야 좌중간, 우중간이 짧은 라이온즈파크에 어울리는 팀이 됐다.
김영웅(25홈런) 구자욱(24홈런) 이성규(20홈런) 이재현(13홈런) 등 신예들의 일취월장한 장타력에 강민호(17홈런)의 회춘, 뜻하지 않은 박병호(18홈런)의 가세까지 이어진 결과다. 원태인-코너-레예스-이승현 등 선발진도 자기 몫을 해냈다.
남은건 올해 삼성 불펜의 핵심인 오승환-임창민-김재윤 베테랑 불펜 3인방이다. 특히 오승환의 부활이 간절하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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